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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北이 거절한 '날라리풍' 싸이, 주민들은 이미 봤다

등록 2018.03.26 21:34

수정 2018.03.26 21:43

[앵커]
가수 싸이의 평양 공연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었는데 북한측이 거부의사를 밝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북한 정부가 자본주의 날라리풍의 대표적 가수로 지목하고 있는 싸이의 평양 공연이 아무래도 부담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오빤 강남스타일" 

빌보드 싱글 차트 2위.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뉴미디어상' 수상. 유튜브 조회 수 31억 뷰 이상을 기록하며 한류 문화의 선봉장 역할을 했던 싸이의 강남 스타일.

하지만 이걸 북한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럴 겁니다.

박정남 / 북한 음악전문가
"청년들의 건전한 사상의식을 좀먹고 마비시키는 '야비하고' '아츠럽고' 엽기적 효과를 이용한 '야생적이고' '광란적인 양상'과.."

정부는 예술단 평양 공연 때 가수 싸이의 참여를 북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북측이 거부감을 나타내며 난색을 보였고, 결국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평양 공연에 참여하는 유일한 아이돌 그룹, '레드 벨벳'은 '빨간맛'과 '배드보이'를 부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북한 당국으로선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이른바 '날라리풍 가사'도 적지 않습니다.

'빨간맛' 레드벨벳
"빨간 맛 궁금해 허니. 깨물면 점점 녹아든 스트로베리 그 맛"

배드보이
"알잖아 요즘 내가 핫 아아. 날 보는 시선 너도 느껴봐"

리허설 과정에서 북한이 의상이나 일부 가사를 문제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배꼽 가리시라요!"

실제로 북한은 2003년 평양 공연 때 여성 5인조 베이비복스의 배꼽이 드러나는 의상을 문제삼았고..

"노래 빼시라요!"

그룹 신화도 준비했던 노래 가사가 사상적으로 불건전하다는 이유로 최종 무대에서 빠졌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의 통제와 선전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 사이에선 이미 K-POP을 비롯한 한류 문화가 익숙하다는 평가입니다.

어두운 방안. 김일성, 김정일 부자 초상화 아래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몸을 들썩이며 TV를 보는 북한 주민들. 바로 북한 당국이 거부했던 싸이의 뮤직비디오입니다.

"오빤 강남스타일"

태영호
"낮에는 김정은 만세를 외치지만 저녁에는 집에서 이불을 쓰고 한국 영화를 보고 있는 것이 북한의 현실입니다."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이른바 '문화 침투'를 경계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 올해 신년사
"혁명적인 사회주의 문학예술의 힘으로 부르주아 반동문화를 짓눌려 버려야 한다"

북한 노동신문도 1면 사설에서 "사회주의를 좀먹는 사상요소를 뿌리뽑자"며 연일 사상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평양 관객들은 K-POP 가사를 따라부를지도 모를 일입니다. 물론, 마음 속으로 말이죠.

뉴스9 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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