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뉴스9

김정은, 왜 지금 열차로 비밀 방중했나

등록 2018.03.27 21:15

수정 2018.03.27 21:19

[앵커]
김정은의 방중, 아직도 궁금한 게 많습니다. 정치부 김정우 기자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중국도 아직 공식 발표를 안 하고 있는데, 국경을 넘으면 발표할까요?

[기자]
중국 외교부가 '적절한 때'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국경을 벗어나면 발표하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베이징을 오후 3시쯤에 출발했으니깐, 내일 아침 6~7시쯤이면 압록강을 건널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곳을 들르지 않을 때의 이야기고요, 일각에선 동북3성 어딘가 들른다는 말도 있는데, 내일은 공식 발표가 나올 것 같습니다. 

[앵커]
김정우 기자는 어제도 김정은 방중설을 파악하고 있었다면서요?

[기자]
네, 어제 오전부터 중국 단둥을 중심으로 김정은 방중 소문이 났고, 저희도 제보를 받고 취재를 했지만, 김정은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해 어제 보도를 못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에게 소문이 들릴 정도라면 정보당국은 일찌감치 파악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앵커]
근데 북한 지도자들은 왜 꼭 열차를 타고 중국에 가나요?

[기자]
보안 상 이유가 가장 커보인다고 합니다. 김정은이 비행을 즐기던 평양 상공이나 북한 내 지방하고는 베이징에 가는 건 일단 차원이 다른데다 북한 공군력으론 만약의 경우 격추 위협에 대응 자체가 쉽지도 않습니다.

[앵커]
왜 이 시점에 중국에 갔을까요.

[기자]
북한은 중국에 아쉬운 게 많습니다. 미국이라는 강대국과 협상하기에 앞서 뭔가 비빌 언덕을 하나 만들어둘 필요도 있겠죠. 때마침 중국도 최근 '차이나 패싱'에 골머리를 썩고 있었습니다. 서로가 자존심 접어두고 새로 연대를 모색하기에 가장 좋은 타이밍이란 분석입니다.

[앵커]
구체적인 북중 합의를 발표할 수 있을까요?

[기자]
구체적인 회담 결과는 아마 내일 전후로 양측 공동발표문이나 합의문이 공개가 될 겁니다. 우선 비핵화와 관련해선 한반도 비핵화, 그들의 언어로 바꾸면 조선반도 비핵화란 개념이 어떤 수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포함될 걸로 보입니다. 물론 북중 양측 모두 주한미군 철수를 바라기 때문에 이를 은연 중에 내포시켰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북한이 제재완화를 요청한 것 같은데, 중국이 응했을까요?

[기자]
중국이 대놓고 제재 완화를 들어주기도 쉽진 않을 듯한데, 여러 조건을 걸어서 적어도 의지 표명 정도는 했을 수도 있습니다. 중국이 만약에 빠지면 대북제재망에 구멍이 생기죠. 북한으로선 숨통이 트이는 셈이고, 이렇게 되면 제재압박에 몰려 대화에 나선 북한이 딴 생각을 할 여지도 생깁니다.

[앵커]
김정일도 김대중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전 중국을 방문했죠. 비교가 될까요?

[기자]
아버지에게 권력을 물려받은 뒤 첫 외국 방문이었고, 그 시점이 남북정상회담을 한달 앞둔 시기라는 점에서 김정일의 2000년 중국 방문과 김정은의 이번 중국 방문은 닮은꼴입니다. 하지만 김정일은 3박4일 방문이었는데, 김정은은 1박 2일, 베이징에 딱 24시간 머물렀습니다. 격식이나 의전은 걷어치우고 딱 서로 할 말만 하고 온다는 뜻이고, 북중 관계가 예전 같진 않다는 걸로 읽힙니다.

[앵커]
이번 깜짝 방중이, 미북회담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기자]
우리에게는 남북관계의 변곡점이지만, 세계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한창입니다. 중국이 북한을 앞세워 미국의 뒷발을 걸고 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중정상회담 결과에 달렸지만, 만약 중국이 북한을 강하게 감싼다면 북한이 미국과의 회담에서 대북압박에 반발하는 고자세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일단 내일로 예상이 되는 북중 정상회담 결과 발표를 자세히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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