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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정봉주의 '기억상실증' 혹은 '거짓말'

등록 2018.03.28 21:28

수정 2018.03.28 21:32

[앵커]
정봉주 전 의원이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사건 당일, 호텔에 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서울시장 출마도 포기했습니다. 갑작스럽게 입장이 바뀐건 그 호텔에서, 문제의 시간대에, 카드를 사용한 내역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기억은 안 난다고 합니다.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성추행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정치적으로 저를 저격하는 거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듭니다." "가장 추악한 덫으로 옭아맸습니다."

이랬던 정봉주 전 의원이 돌연 입장을 바꿨습니다. CG 호텔에 간 사실을 인정하며 언론사에 대한 고소를 취하한 겁니다. 문제가 됐던 2011년 12월 23일, 해당 호텔에서 쓴 카드 결제 내역이 나왔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서울시 출마를 포기하고 자숙하며 자연인으로 살겠다고도 했습니다. 당초 오후에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지만 취소했습니다. 정 전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려던 지난 7일에도 성추행 의혹으로 5분 전에 행사를 취소한 적이 있습니다.

정봉주 전 의원 측 관계자
"(오늘 하는 거예요, 안 하는 거예요?) "오늘.. 일단 연기로.."

정 전 의원은 그동안 성추행 의혹을 해명하면서 유독 시간을 강조해왔습니다.

정봉주 / 12일
"피해자가 주장하고 있는 '3시부터 5시까지' 시간은 그 시간에는 도저히 올 수가 없습니다."

무죄를 입증하는 증거라며 말해왔던 사진 780장 역시, 이 시간대에 집중됐습니다. 정작 피해자가 시간을 밝힌 적이 없는데도 이 전략은 주효했습니다. 사건은 진실공방 양상으로 흘렀습니다.

박세열 / 프레시안 편집국장
"3시부터 5시로 추정된다 하면서, 자 여기서부터 하겠다 해가지고 3시부터 5시 프레임을 본인이 가지고 간 거죠."

그 사이 복당 신청을 하고..

정봉주 / 15일
(원칙 그대로 처리할 수 있도록 저희가 준비하겠습니다.) "복당이 무난할 것이다. 이렇게 한 말 씀 하시죠." "그건 제가 판단할 사안이 아니라서"

눈물을 흘리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정봉주 / 18일
"온갖 음해와 모함을 뚫고 제 길을 가겠습니다."

하지만 겨우 증거를 찾아낸 피해 여성이 어제, 오후 6시쯤이라며 시간을 특정하고 그 시간대 카드 내역까지 나오자 정 전 의원도 꼬리를 내렸습니다. 그러면서도 정 전 의원은 여전히 피해 여성을 만난 기억이 없다는군요. 그 날 기억 가운데, 하필 그 부분이 사라진 겁니다.

정봉주 / 12일
"그 (수감 전) 3일 간의 기억이 이리저리 다니긴 다녔는데, 어떤 일을 했는지가 큰 이벤트 이외에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동안 정 전 의원이 보여온 행보. 피해자의 불완전한 기억을 파고든 고단수 '꼼수'였던 걸까요? 아니면 정말 기억을 잃어버린 걸까요?

뉴스9 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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