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수백억 들여 종합운동장 지었는데…하루 3명 이용

등록 2018.04.05 21:31

수정 2018.04.05 21:41

[앵커]
수백억원을 들여 지어놓고 하루 평균 서너명 만이 이용하는 종합운동장이 있습니다. 당연히 적자에 허덕이고, 세금만 낭비되겠지요. 그런데, 이런 공공시설물이 한두곳이 아닙니다. 6백 곳이 넘습니다. 지자체의 잘못된 관행이 문제였습니다.

김태훈 기자가 추적취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양양군이 2년 전 263억 원을 들여 지은 20만 제곱미터 규모 종합운동장입니다. 투포환 경기장까지 있는 트랙에, 풋살장 농구장 테니스장까지…. 최신식 시설로 지어졌지만 이용하는 시민은 보이지 않습니다.

5000명 규모의 관중석이 마련된 종합운동장이지만 연평균 이용자는 천여명 수준으로 하루 평균 3~4명이 이곳을 이용합니다.

유치한 경기는 내후년까지 3차례 열리는 도 단위 대회가 전부인데도 경기장 확장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236억 원을 들여 지은 포천시 복합문화시설입니다. 900석 규모의 대극장을 비롯해 소극장과 전시장까지 갖췄지만 문화 공연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열립니다.

시설 관계자
"(자주는 못하시나봐요?)예산이 없으니까요. 시에서 받아서 하는 예산이니까. 저희는 적자죠."

고육지책으로 한 달에 서너번 영화를 상영하고 있지만 찾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공사비 100억 원 이상 공공시설물은 전국 692곳으로 21조 원이 넘게 투입됐습니다. 이 가운데 90%가(612곳) 7300억 원의 적자를 해마다 보고 있습니다.

서천범 /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운영수입이 적자가 되기 때문에 지자체에 누가 되고, 4~5년 뒤에 적자가 나타나기 때문에 책임도 물을 수 없는..."

공공시설물 건립엔 이용자 예측 등이 필수적인데, 각 지자체가 관행처럼 '인구 부풀리기'로 수요를 왜곡해 사업을 추진한 탓입니다.

양양군은 2년 뒤인 2020년에 인구가 현재의 2배에 가까운 5만 명으로, 포천시 역시 현재 15만 명에서 28만 명으로 늘어난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국토부는 작년에서야 고무줄 인구 추정치에 제동을 걸고 나섰지만, 이미 만들어진 계획에 대해선 아직도 대책이 없습니다. 제대로 이용하지 않는 공공시설물들.. 적자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입니다.

TV조선 김태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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