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뉴스9

[포커스] 김정은 앞에서 '꾸벅'…北에서 졸음의 무게는?

등록 2018.04.23 21:38

수정 2018.04.23 21:43

[앵커]
우리의 합참의장 격인 북한 리명수 총참모장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정은 앞에서, 조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인데요 이건, 북한에서 불경죄에 해당돼,  혹시 숙청 당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전 사례들에 한번 비춰봤습니다.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조선중앙TV
"조선노동당 위원장 김정은 동지께서 전원회의를 지도하셨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연설이 시작되자 한 명 예외없이 받아적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조는 사람이 눈에 뜁니다. 북한 군 서열 2위, 리명수 총참모장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서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는 인물이 있었으니.. 조연준 노동당 검열위원장. 당 간부들을 감독, 통제하는 위치로 '저승사자'라고도 불립니다. 하지만 30분 분량의 원본 영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 장면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연설할 때도 사용됩니다.

졸고 있는 모습과 뒤에서 노려보는 모습, 촬영기자가 일어서는 모습까지 똑같은 화면입니다. 누구 연설 때 졸았던 건지 불확실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날 리 총참모장이 조는 모습이 포착된 또 다른 장면이 있습니다. 표결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이 손을 드는 다음 순간, 손을 든 채로 꾸벅 조는 듯한 모습. 꽤 피곤했던 것만은 분명해 보이는군요.

2015년. 김정은 오른쪽 건너편에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눈을 감고 조는 듯한 모습이 보입니다. 얼마 뒤 현영철은 처형됐습니다.

이철우 / 2015년 국회 정보위 여당 간사
"일꾼대회를 하는데 거기에서 첫째, 졸았다 이거예요, 이 사람이. 사진에 딱 나타나 있어요."

북한 내 2인자였던 김 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의 처형 이유 가운데 하나도 불손한 태도였습니다. 실제로 장성택은 삐딱하게 앉아있거나 주머니에 손을 넣은 모습이 여러 차례 북한 TV에 노출됐습니다.

조선중앙TV / 2013년 12월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서서 건성건성 박수를 치면서 오만불손하게 우리 군대와 인민의 치솟는 분노를 자아냈다."

물론 이런 모습들은 여러 숙청 명목 가운데 하나에 불과했을 거란 분석입니다. 리명수 역시 단순히 졸았다고 해서 숙청으로 이어질 것인지는 불확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입니다.

안찬일
"과연 그와 같은 사람들의 전철을 밟을지, 아니면 김정은 위원장이나 김여정에 의해서 용서를 받을지, 그것은 시간을 두고 지켜볼 일입니다."

아직 30대인 김정은 위원장도 회의 도중 졸음을 이기지 못해 잠이 든 적이 있습니다. 한반도에 찾아온 봄날. 하물며 84살 노인에게 춘곤증을 이겨내기란 얼마나 어려웠겠습니까.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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