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아이들 체험학습용 닭·개 잡아먹은 황당한 구청

등록 2018.04.25 21:25

수정 2018.04.25 21:34

[앵커]
서울의 한 구청에서, 다소 엽기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구청은, 아이들 현장 학습용으로 닭과 개 등을 기르는 동물 사육장을 꾸며놨습니다. 그런데 시설 관리자들이 이 동물들을 잡아 먹었고, 심지어 구청장까지 이 식사에 참석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김태훈 기자가 추적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조그만 우리 안에 닭들이 뛰놀고, 삼삼오오 모인 토끼들이 작은 입을 오물거립니다. 인공 연못엔 잉어가 노닐고 개 두 마리도 나른한 오후를 즐깁니다. "진돗개 진짜 진돗개에요" 서울의 한 구청이 5년전부터 운영중인 동물 사육장입니다. 텃밭까지 어우러져, 도시 아이들이 자연을 체험하는 현장 학습용으로 꾸며졌습니다.

구청 관계자
"사육장 같은 경우는 놀러오는 학생들이 상당히 많아요. 토끼라든가 닭들에게 먹이 조금씩 줄 수도 있고..."

동물들은 시민들 기부로 받거나 한강 공원 등지에서 데려왔습니다. 그런데 이 동물들을 시설 관리자들이 몰래 잡아먹었다는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습니다.

센터 관계자
"AI가 와서 없애야 되잖아요. 그럴 땐 장애인 단체 주기도 하고, 우리도 잡아서 직원들 밥먹는데 주기도 하고 그래요"

식탁에 오른건 닭만이 아닙니다. 4년전엔 개고기 만찬까지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 자리엔 구청장과 구청장 지인 등 7~8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당시 개고기 만찬 참석자
"갑자기 개고기가 나오더라고. 식당에서 우리가 먹던 그대로 나온 음식을 줬기 때문에 개가 좋다고..."

한때 7~8마리가 살던 사육장에 남은 개는 현재 두 마리 뿐. 실종된 개들의 행방은 오리무중입니다.

당시 개고기 만찬 참석자
"또 눈치가 다음에 먹자고 하는 것이 그 전에도 먹었던 것 같고…."

취재가 들어가자, 구청측은 동물 사육장 폐쇄를 결정했습니다. 구청장의 한 측근은 "구청장이 개를 잡아 불우이웃들에게 나눠주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구청장은 개를 먹은 적도, 개를 요리하라고 지시한 적도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TV조선 김태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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