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뉴스9

[따져보니] 남북 핫라인 통화, 안하나 못하나

등록 2018.05.15 21:11

수정 2018.05.15 21:29

[앵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통전화인 핫라인을 통한 첫 통화가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늦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문제를 좀 따져보겠습니다. 강동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강 기자, 핫라인이 설치된 지 벌써 25일이 넘었지요. 지금쯤이면 시범적으로라도 한번쯤은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안하는 겁니까? 못하는 겁니까?

[기자]
'못하고 있다'라고 봐야할 거 같습니다. 북한이 지금 바쁘기 때문입니다. 미북정상회담 준비 때문인데요. 미국과의 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외교력을 올인한 탓에 남북 문제가 후순위로 밀린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북한입장에서 남북관계의 진전보다는 당장 있을 싱가포르 미북회담에 들고 갈 카드가 뭐가 있을지 비핵화로 어떤 보상을 얻어낼지에 집중할 것이란 해석입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핫라인은 일상적인 정상 통화와는 특성이 다르다"며 "양 정상이 내밀한 얘기를 나누기 위해 가동하는 것이 핫라인 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당초 지난 3월 대북특사단으로 방북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첫 통화를 실시하기로 했다" 고 했었는데 이뤄지지 않았고, 지난 3일 에도 "남북 정상이 이르면 이번 주에 핫라인 통화를 할 수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말했지만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일각에선 북한 외교라인의 변화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죠?

[기자]
네, 그동안 확실히 대남만을 담당했던 과거와 달라지고있습니다. 바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이야기인데요. 주로 대남정책에 집중해야 할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남북 관계는 물론 미-북, 북-중 관계 등 다방면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 탓입니다.

김영철은 지난 3월말과 5월초 열린 두 차례의 북중정상회담에서  모두 김정은 위원장 바로 왼편에 앉아 최측근 참모 역할을 맡았고, 지난 9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 위원장의 접견 때도 혼자만 배석해 이례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습니다.

리용호 외무상, 리수용 국제부장 등 외교라인은 완전히 배제된 채 대남총책이 최고지도자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다 보니, 북한의 외교정책에 근본적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당장은 어려울 것 같고 언제쯤 첫 통화가 이뤄질까요?

[기자]
청와대 관계자는 "오는 2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 전후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남북 간 핫라인은 역사상 정상 간 첫 비대면 대화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는 만큼 시기와 의제를 고려하며 극적 효과를 보일 필요가 있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회담 직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달라는 메시지를 우리 측에 전달해오거나, 반대로 문 대통령이 회담 후 김 위원장에게 전달할 내용이 있을 때 첫 통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앵커]
첫 핫라인 통화니 만큼 뭔가 확실한게 있을때 통화하겠다는 거군요. 강동원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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