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포커스] '당황하셨어요?'는 옛말…진화하는 '그놈 목소리'

등록 2018.05.23 21:23

수정 2018.05.23 22:55

[앵커]
'보이스피싱' 사기는 워낙에 많이 보도돼, 이제 사라질 법도 한데, 요즘 다시 활개 치고 있습니다. 2016년, 1만 7천 건으로 줄어드나 싶었는데, 지난해 2만 4천 건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올해는 4월까지만 봐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한 상태여서, 이 추세대로면 올해 3만건을 넘어설 수도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수법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기때문인데요, 여러분들을 속이려는 그 목소리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은 것 같다는 전화를 받은 극중 치킨집 사장.

"대환대출로 전환하라고 꼬셔서 대포통장으로 돈 받은 다음 튀는.." "설마.." "아니, 설마가 아니라 맞다니까요. 어떻게 그걸 모르세요. 한동안 뉴스에 계속 나왔는데." "뉴스를 못 봤다 못 봤어! 맨날 닭만 튀기는데~"

이처럼 대출을 빙자한 보이스피싱, 지난해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액의 84%를 차지할 정도로 현실에서도 가장 많습니다.

실제 보이스피싱범의 목소리 들어보시죠.

"예, 안녕하세요. 고객님. 5년 동안 금리 변동 전혀 없이 고정 금리로 사용 가능한 마이너스 통장 상품이세요." "고객님께서 보유중이신 채무, 일부를 고객님께서 직접 상환처리 해주셔서 채무 공간만 조금 만들어주시면.."

경찰과 금융감독원이 분석해봤더니 '정부정책자금' '대출승인' '채무한도 초과' '당일 수령' 등이 대출을 빙자한 보이스피싱 사기에 주로 사용되는 단어였습니다.

정모씨 / 보이스피싱 피해자
"그사람들이 쓰는 용어라든지, 제가 은행에 가서 일 보고 할 때 대하는 태도와 똑같았습니다."

보이스피싱 하면 생각나는 북한 사투리.

"여보세요?" (네..) "많이 놀라셨겠지만 당황하지 마시고.." (아니 당황하지 않았어요.) "아, 당황은 안하셨구나.."

이런 어설픈 보이스피싱은 옛말이 됐습니다.

"정부 정책자금 대출신청은 대리신청이 안되기 때문에 본인 확인에 대한 정보가 일치하셔야만 접수가 가능하시고요." "본인 같은 경우가 조회를 해봤지만 동일 전과도 전혀 없으시고 별다른 혐의점이 크게 없으시기 때문에 유선상 연락을 드린 겁니다."

완벽한 표준어에, 상냥한 말투를 구사하지만 모두 보이스피싱범입니다.

주로 어르신들이 당할 거란 생각도 편견입니다. 대출 사기형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40~50대(63%)가 정부 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은 20~30대가(60%)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이명규 /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노령층의 피해는 많지 않습니다. 약 90% 이상이 60세 미만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출 전화나 정부기관을 사칭한 전화.

의심하고! 전화끊고! 확인하고! '3Go'를 기억하십시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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