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뉴스9

'착해진' 김계관 담화문, 거친 표현 없고 美 비난 자제

등록 2018.05.25 21:04

수정 2018.05.25 21:08

[앵커]
지금부터는 정치부 백대우 기자와 함께 김계관의 담화 내용을 자세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백 기자, 일단 북한이 내놓은 담화의 표현 수위가 이렇게 온순한 건 거의 처음보는 것 같더군요? 북과 열흘전만 해도 그렇지가 않았지요?

[기자]
네, 김계관 부상은 지난 16일 핵포기만 강요받는 대화엔 흥미가 없다면서 북미정상회담을 재고려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미북정상회담을 귀중한 만남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과 미국의 노력이 세계의 공감과 지지를 받는다고 했습니다. 

[앵커]
미국을 비판할 때 등장하는 표현들도 전혀 다르죠?

[기자]
지난 담화에서는 '망발', '극히 온당치 못한 처사', '심히 불순한 기도', '사이비 우국지사', '아둔하기 짝이없다' 같은 원색적 표현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이유를 가늠하기 어렵다', '이 길이 옳은가 생각하게 만든다',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처럼 살얼음을 걷는듯 조심스러운 표현을 동원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떤 표현의 차이가 보였습니까?

[기자]
네, 지난 16일엔 무참하게 실패한 대통령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 어느 대통령도 내리지 못한 용단을 내렸다, 그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고 했습니다. 또 당초엔 수식어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했는데 이번엔 트럼프 대통령 앞에 미합중국이라는 표현을 넣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건 완전히 방어용 담화라고 봐야겠지요?

[기자]
네, 북한은 지난 담화에선 리비아식 핵폐기 모델을 거론하는 등 대북 매파로 꼽히는 존 볼턴 보좌관을 공격했습니다. 북한을 자극하는 망발을 거리낌 없이 쏟아낸다면서 격분을 금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커다란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냈다고 평가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 발언을 두고 그 취지를 해명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최 부상의 발언은 미국의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스스로 깎아내렸습니다. 

[앵커]
김계관 명의로 나왔지만 이건 물론 김정은의 뜻이라고 봐야 겠지요?

[기자]
네, 지난 담화엔 나는 기대했다, 나는 격분을 금할 수 없다며 담화 주체가 김계관 자신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통신 보도 첫머리에 김정은의 위임에 따라 발표한다며 김정은의 뜻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또 주어가 '나' 대신 '우리'로 바뀌었습니다. 지난 담화와 이번 담화의 공통점도 있습니다. 두 번 모두 비핵화 용어 사용은 피했고, 양국 신경전의 모든 책임을 미국에 돌렸습니다.

[앵커]
백대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