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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용암보다 무서운 '열구름'…과테말라 화산 폭발로 62명 사망

등록 2018.06.05 21:41

수정 2018.06.05 22:02

[앵커]
과테말라에서 이틀 연속으로 화산이 폭발해 60명 넘게 숨졌습니다. 반면에 화산 활동으로 한 달째 용암 분출이 이어지고 있는 하와이는 인명 피해가 없습니다. 어떤 차이가 이렇게 다른 결과를 가져온 것인지 포커스에서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쾅"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솟아오르고.. 용암이 흘러내립니다. 화산재가 날아들자 주민들이 달아납니다. 마을은 온통 잿빛으로 뒤덮였습니다.

생존자
"모두가 탈출하지는 못했어요. 화산재에 묻혔을 겁니다."
(어떻게 나왔나요?)
"용암이 옥수수밭으로 흘러들어왔고 언덕으로 뛰었어요"

실제로, 화산재에 덮인 시신들이 곳곳에 눈에 띕니다. 집도 차량도 온통 회색입니다.

생존자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지금 제 모습을 보세요."

중남미 과테말라의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44킬로미터 떨어진 푸에고 화산이 지난 3일과 4일, 연이어 폭발하면서 최소 62명이 숨졌습니다.

부상자는 300명에 달합니다. 푸에고 화산은 중앙아메리카에서 가장 분화활동이 활발한 화산으로, 이번 폭발은 지난 1974년 이후 가장 컸습니다. 재난 당국은 인근 공항을 폐쇄하고, 주민 3천여명을 8km 밖으로 대피시켰습니다.

지미 모랄레스 / 과테말라 대통령
"각료 회의를 소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예정입니다"

한 달 전 분화했던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 여전히 용암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다행히 화산 폭발로 인한 사망자는 아직까지 보고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 달 동안 사망자 '제로', 이틀 만에 사망자 60여명. 그 차이는 바로, '화산 쇄설류'라고 불리는 열구름 때문입니다.

용암과 기존 암석 파편, 화산 가스가 한 덩어리로 뒤섞인 잿빛 폭풍입니다. 온도가 500~700도에 달해 코로 들어가면 호흡기 점막이 손상돼 숨을 쉴 수 없습니다. 실크CG 이동 속도는 시속 130~180㎞에 이르기 때문에 대피가 어렵습니다.

4년 전, 일본 온타케 화산 폭발 때도 화산 쇄설류로 57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습니다. 2차 대전 이후 일본 최악의 화산재해로 기록됐습니다. 역사 속에 사라진 고대 폼페이 역시 화산 쇄설류가 순식간에 덮치며 발생한 비극이었습니다.

이윤수 교수
"(용암은) 사람이 피할 수 있거든요. 거기에 비해서 화산쇄설류는 터지는 속도가 고속버스만큼 빠르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사람이 보고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스페인어로 '불'이라는 뜻의 푸에고 화산. 하지만 정작 피해를 키운 건 불보다 무서운 잿빛 폭풍이었습니다. 과테말라는 화산 폭발로 인한 피해가 커지자 사흘 동안의 애도기간을 선포했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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