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청계천엔 독일 베를린시가 대한민국 통일을 염원하며 기증한 '베를린 장벽' 일부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역사적 장벽에 한 그래피티 예술가가 낙서를 하고 SNS에 인증샷까지 자랑스레 올렸습니다.
석민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청계천에 서있는 베를린 장벽. 울긋불긋 페인트 칠에 난해한 은색 문양이 잔뜩 뒤덮혔습니다. 장벽 뒷면에도 한글과 영어 글귀가 난무합니다.
2005년 베를린시가 서울시에 기증한 실제 베를린 장벽 일부입니다.
그래피티 예술가 정 모 씨가 페인트와 락카를 들고 나타난 것은 지난 8일 밤. 낙서칠을 마치고 SNS에 인증샷까지 올렸습니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메시지"로 "태극 문양을 중심으로 조화를 이뤘다"는 게 정씨의 설명입니다.
서독쪽 벽면과 달리 이쪽 동독쪽 벽면은 원래 아무 글자나 그림도 없었습니다. 구 동독이 시민들의 접근을 제한했기 때문인데요. 깨끗한 콘크리트 자체가 억압된 자유를 상징하는 역사적 가치를 지녔던 겁니다."
하지만 장벽의 문화재적 가치는 영원히 훼손됐습니다.
김윤중 / 경기 양주 만송동
"너무 무모하고 이건 기본이 안 된 사람이라고 난 생각합니다."
베로니카 아바드 / 미국 관광객
"누군가 역사적인 장소를 이렇게 훼손하는 걸 본다면 굉장히 슬플 것 같아요"
중구청은 시와 협의해 정 씨에 대한 수사의뢰를 할 계획입니다.
TV조선 석민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