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역사적 담판의 승패

등록 2018.06.12 22:25

김정은 위원장이 낡은 배를 둘러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50년 전 나포한 미군 정보함 푸에블로호입니다. 북한은 이 배를 평양 전쟁승리기념관에 두고 반미 교육장으로 활용해왔습니다.

"부들부들 떨고 있는 미국놈들 사진을 볼 때면 정말 통쾌하기 그지없습니다."

북한에게 미국이 어떤 나라인지는 어린이들 운동회 영상이 극명하게 말해줍니다. 미군을 그린 과녁판에 화살을 쏘고난 아이가 말합니다.

"미국놈들이 날 보고 살려달라고 했어요. 그래도 난 용서 안하고 그놈의 머리에 응징했어요."

6,25 이래 북한과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길고도 험악한 적대관계를 지속해왔습니다. 그랬던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한국전 종전 65년 만에 만나 악수하고 적대관계를 청산하자는 4개항의 공동성명에 서명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겨우 시작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공동성명은 기대에 한참 못 미쳤습니다. 미북관계 수립은 '약속'이라는 표현을 쓴 반면 전세계가 지켜봤던 북한 비핵화는 '노력하겠다'는 선언적 표현을 사용하는데 그쳤습니다.

정상이 만나면 뭔가 획기적인 합의가 있을 거란 기대가 컸습니다만 70년 적대의 벽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진정성을 믿는다고 했고 김위원장은 달라진 세상을 보게 될 것이라며 말의 잔치를 펼쳤지만 정작 성명만 두고 보면 진정성도, 달라진 세상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 배경에는 북한의 미국에 두려움, 미국의 북한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깔려 있다고 봐야 할 겁니다. 북한은 CVID,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수 없는 북핵 폐기 요구에 끝까지 답하지 않았지만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체제 안전을 약속 받았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과 대등하게 협상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오늘 회담의 승자가 누구였는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6월 12일 앵커의 시선은 '역사적 담판의 승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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