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따져보니] 그때그때 달라지는 전직 대통령 묘소 참배

등록 2018.06.15 21:31

수정 2018.06.15 21:36

[앵커]
이번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오늘 당선자들과 함께 국립현충원을 찾아 전 대통령들의 묘소를 참배했습니다. 그런데 다 참배한 건 아니고 김대중·김영삼 두 전직 대통령의 묘소만 찾았다고 하는데, 강동원 기자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겟습니다. 강 기자 그러니까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은 가지 않았따는 거지요? 민주당의 설명이 있었습니까?

[기자]
오늘 현충원 참배는 순전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결과를 보고하기 위한 자리였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입니다. 굳이 반대 진영인 이승만 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의 묘소는 찾을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추미애 / 민주당 대표
"6.13 지방선거 승리가 두 분 대통령께서 뿌려놓으신 민주주의와 평화 또 낡은 지역주의와 색깔론에 맞서 싸워오신 두 분 대통령이 뿌린 씨앗이 열매를 맺은 날입니다. 두 분 대통령께 무한한 감사드렸습니다."

[앵커]
김영삼 정부 역시 보수 정권이었는데 다른 보수대통령들과는 평가가 다른 모양이지요?

[기자]
민주당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유신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이끈 민주화 공신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김영삼 전 대통령 추모식에 참석해 김 전 대통령을 높이 평가했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문재인 / 대통령
"1980년대 김영삼 대통령님의 민주화 투쟁은 5·18광주민주항쟁과 함께 다시 불타올랐다... 문민정부가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남긴 가치와 의미는 결코 폄하되거나 축소될 수 없다"

거기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는 작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에 합류해 선거를 도운 이후 더불어민주당에 공식 입당한 상태이기도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과거 또 어떤 경우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도 참배하고 그랬던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새로 대표에 취임하거나, 특히 큰 선거를 앞두고 있을 때 찾았습니다. 상대 진영 혹은 중도층의 지지까지 끌어안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죠. 우선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 민주통합당 후보로 선출된 직후엔 "형식적인 참배는 하지 않겠다"며 이승만 박정희 두 대통령의 묘역을 찾지 않았는데요.

이와 다르게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로 선출됐을 땐 화해와 통합을 내세우며 두 전직 대통령 묘역을 처음으로 찾았습니다. 당시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지역과 계파 간 벌어진 갈등을 치유할 필요가 있었고 중도층 끌어안기도 필요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서 2017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을 때도 역시 경선에 이어 본선에서도 대세론을 이어가기 위해 모든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며 중도층 공략 행보에 시동을 걸었었습니다.

반면 추미애 대표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은 건 2016년 당대표 당선 됐을 때 뿐입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로는 모두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역만 참배 했습니다.

[앵커]
예 이미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필요에 따라서 달라지는게 야박해 보이기도 합니다만 어쩌면 정치의 생리가 그런 것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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