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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월드컵과 국가(國歌)

등록 2018.06.21 21:44

수정 2018.06.21 21:49

엊그제 월드컵을 중계하던 파나마 캐스터들이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립니다. 파나마 주장 토레스가 벨기에전에 앞서 국가가 연주되자 눈물을 쏟는 모습을 보고 방송도 잊은 채 덩달아 우는 겁니다. 토레스의 눈물에는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에 나온 파나마 선수들의 벅찬 감격과 비장한 결의가 담겨 있었습니다.

2년 전 영국 연구팀이 선수들이 국가 부르는 태도를 분석했습니다. 그랬더니 서로 밀착해 열정적이고 큰 소리로 노래한 팀이 골도 적게 먹고 승률도 높았다고 합니다. 국가 제창에서 드러난 애국적 열정이 단합된 플레이를 낳는다는 겁니다.

그런데 오늘 새벽 경기에서 스페인 선수들은 국가를 부르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가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브라질 선수들은 연주가 끝나도 관중석의 응원단과 입을 모아 계속 부르곤 합니다. 국가가 너무 길어서 연주가 1절에서 그치지만 그렇게 서로 열정과 기운을 북돋우는 겁니다. 토레스처럼 감정에 북받쳐 우느라 국가를 따라 부르지 못하는 선수도 적지 않습니다.

올림픽같이 시상대에 국가가 울려 퍼지는 것도 아니고, 경기 시작하기도 전에 우락부락한 사내들이 우는 걸 보며, 꽤 오래 전 어느 프랑스 선수가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그는 국가가 연주될 때 따라 부르지 않으려고 어금니를 꽉 문다고 했습니다. 국가를 부르면 너무 감동돼 제대로 뛰지 못할 것 같다는 겁니다.

축구란 그렇게 뜨거운 것인 모양입니다. 축구가 지닌 패싸움 본능이 축구와 국가를 한 몸처럼 여기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축구는 가장 애국적이고 격정적이며 순수한 국가 경쟁일 겁니다. 모레 멕시코전에서 우리 선수들도 힘차고 열정적으로 애국가를 부르겠지요. 승패를 넘어 투지와 기개로 나라의 위신을 빛내주리라 믿습니다.

6월 21일 앵커의 시선은 '월드컵과 국가(國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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