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뉴스9

[따져보니] 서울에서 기차 타고 시베리아까지?…풀어야 할 난제들

등록 2018.06.27 21:37

수정 2018.06.27 22:01

[앵커]
남북이 철도를 잇기 위한 공동 조사와 연구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남북간에 철도가 이어지면 부산에서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까지 갈 수 있다는 게 우리 정부의 구상인데, 강동원 기자와 함께 그 가능성을 따져보겠습니다. 강 기자, 서울에서 신의주까지 가는 경의선은 이미 연결이 돼 있지 않습니까? 그럼 당장 운행이 가능한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경의선 철도는 이미 2004년 연결된 상태지만 현재 북한 철도는 대부분 1930년대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노후화가 심각해 전면적인 점검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4·27 남북정상회담 때 철도 시설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앵커]
일단 남북한 철도의 가장 큰 차이가 열차 속도 같은데, 얼마나 차이가 납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북한 열차의 평균 운행 속도는 시속 30~40km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철로가 단선인 탓에 맞은편에서 오는 기차가 지나갈 때까지 역에서 정차해야해야 합니다. 실제 지난 달 풍계리 취재진들이 특별열차로 원산역에서 재덕역까지 416km 거리를 12시간 걸려 이동한 바 있는데요. 계산해 보면 평균 시속 35km로 달린 셈입니다. 우사인 볼트가 전성기 시절 기록했던 최고 시속이 37km인 걸 보면 사람과 열차가 비슷하게 달리는 수준인 겁니다.

[앵커]
우사인 볼트가 뛰는 속도와 비슷하다, 재밋는 비교된, 비단 이 속도뿐 아니라 열차를 움직이는 방식에는 차이가 없습니까?

[기자]
네, 우선 전기 공급 방식부터가 다른데요. 우선 KTX 등 우리 열차는 북한 땅에선 운행을 할 수가 없습니다. 국내 철도는 직류 2만5000V를 쓰는 반면, 북한은 교류 3000V를 쓰기 때문인데요. 이 때문에 2007년부터 1년간 문산과 개성을 오갔던 화물열차도,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디젤기관차였습니다. 또 승강장 높이도 북한이 20㎝나 낮아 차이가 크고, 신호와 통신체계도 달라 앞으로 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런 문제들을 다 해결하려면 시간도 시간이지만 돈이 엄청나게 들겠군요?

[기자]
정확한 규모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4년 전 금융위원회에서도 경의선과 동해선 등 북한 철도 개발 비용을 773억달러, 약 86조원으로 추산한 바 있습니다. 지난 25일 이었죠.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남북 경협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일부에서 다소 성급하게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남북 경협 조급증’을 꼬집은 바 있는데요. 대북 제재 해제 전까지는 차분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귀담아 들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한다고 하더라도 지금으러선 그 비용 대부분을 우리가 부담할 수 밖에 없는 거겠죠 강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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