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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너의 슬픔은 나의 기쁨"…독일 탈락에 웃는 영국

등록 2018.06.29 21:10

수정 2018.06.29 21:26

[앵커]
독일을 상대로 한국이 거둔 기적같은 승리가 참 여러 나라에게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같은 조 멕시코 뿐 아니라 다른 조인 영국도 멕시코 못지 않게 독일의 탈락을 기뻐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승리로 엇갈린 각 나라별 희비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춰봤습니다.

 

[리포트]
"와"

한국이 독일을 상대로 골을 뽑아내는 순간, 영국 축구팬들이 환호성을 지릅니다.

"쟤네들 집에 간다~"
"쟤네들 집에 간다~"

이 영국 응원단은 독일 들으라는 듯 독일어로 노래를 부릅니다.

"안녕, 잘가!"
"안녕, 잘가!"

독일의 탈락을 영국이 이렇게까지 기뻐하는 이유.. 뭘까요? 지난해 독일과 영국의 친선 경기. 영국 응원단이 노래를 부릅니다.

"영국 공군이 날아간다. 영국 공군이 날아간다. 독일 폭격기 한 대를 격추시켰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동요를 변형해 만든 '10대의 독일 폭격기'란 응원가입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땐 술에 취한 영국팬들이 독일 응원단에 시비를 걸어 난투극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경찰까지 투입돼 훌리건 100여명이 체포됐습니다.

영국은 축구 종주국으로서 자부심이 대단하지만 월드컵 성적은 매번 독일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2010년 월드컵 땐 16강에서 두 나라가 맞붙었지만 영국은 독일에 1대 4로 대패했죠.

독일 응원단
"완벽합니다. 이렇게까지 이길 줄 몰랐는데.. 최고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번번이 자존심에 상처를 주던 독일이 탈락하자 영국 매체 더선은 독일 감독의 특정 순간을 포착해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BBC 중계
"월드컵 우승국이었던 뢰브 감독의 독일이 월드컵에서 퇴장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1938년도 이후 처음으로 조별리그에서 말입니다."

그 밑엔 각종 패러디 영상도 줄줄이 달렸습니다. 영국 선 스포츠는 오려뒀다가 기분이 안 좋을 때 꺼내보라며 독일이 꼴찌인 F조 순위를 1면에 싣기도 했습니다.

독일의 추락을 반기는 또 다른 나라가 있죠. 지난 2014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4강전에서 독일에 1:7 참패라는 수모를 당한 브라질입니다.

브라질 축구 팬
"내 나이가 65살인데, 브라질이 전반전에만 5실점 한 건 본 적이 없습니다. 재앙입니다."

폭스 스포츠 브라질은 한국이 독일에 승리하자 공식 SNS 계정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아하하하하하"

반면 1938년 이후 첫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쓴맛을 본 독일팀은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마누엘 노이어
"우리는 제대로 해내지 못했고 선수들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비극이 누군가에겐 희극.. 한편으론 좀 잔인한 것도 같지만 그게 또 월드컵 보는 재미 아니겠습니까.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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