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기내식의 추억

등록 2018.07.04 21:47

수정 2018.07.10 23:01

백년 전 런던~파리 노선에 처음 등장한 기내식입니다. 샌드위치에 군용 통조림, 모두 찬 음식입니다. 1930년대부터는 엔진 열을 이용해 따뜻하게 데우기 시작했지만 기내식은 맛없는 음식의 대명사로 통했습니다. 음식 자체도 그렇지만 비행기안은 엔진소리가 시끄럽고 기압이 낮아서 미각이 30%쯤 떨어진답니다. 그래서 기내식은 더 짜고 더 달게 조리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달라졌지요. 항공사간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아주 다양하고 맛도 좋아졌습니다. 대한항공의 비빔밥이나 아시아나 항공의 돼지불고기 쌈밥 같은 건 차례가 오기 전에 떨어지기 일쑤인 인기 메뉴입니다. 캔 막걸리도 제공하는데 외국인 승객들도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아시아나 항공 승객들이 쌈밥은 커녕 배를 곯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벌써 나흘째인데, 이번 주말은 되야 정상화가 될 거라고 합니다. 아시아나측은 협력업체 대표가 부담을 이기지 못해 목숨을 끊은 다음날에서야 홈페이지에 사장 이름으로 사과문을 올렸고,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던지 오늘은 박삼구 회장이 직접 사과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 경영권 탈환에 필요한 현금을 확보하려고 무리하게 공급업체를 바꾸려다 빚어졌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항공사 입장에서 기내식은 그저 비행기 안에서 해결하는 한 끼의 식사에 불과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신혼여행가는 부부, 온 가족이 함께 떠나는 해외 여행, 평생 처음 비행기를 타보는 사람들에게 기내식은 소중한 추억의 일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추억이 사 오만원짜리 쿠폰으로 대체될 수는 없습니다. 돈 때문에 벌어진 일이어서 돈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항공사를 운영할 자격에 소비자들은 의심을 품을 겁니다. 7월 4일 앵커의 시선은 '기내식의 추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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