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뉴스9

[따져보니] '기무사 문건' 靑 보고 논란…송영무·靑 침묵 이유는?

등록 2018.07.13 21:37

수정 2018.07.13 21:42

[앵커]
지난 3월 기무사령부가 작성했다는 계엄령 문건 파문이 송영무 국방장관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송장관이 조사를 받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상황이 상당히 복잡하게 꼬여가는 것 같아서, 오늘은 강상구 정치부장이 스튜디오에 나왔습니다. 물론 대통령이 엄정한 수사를 지시한 사안이긴 합니다만 특별수사단이 현직 국방장관을 조사할 수 있을까요? 

[기자]
현재 시점에서 수사 여부를 단언하기는 힘듭니다. 특별수사단장이 현직 공군대령인데, 현직 국방장관을 조사하는 게 썩 쉬워보이진 않습니다.  다만 중요한 건, 송영무 장관이 3월에 기무사 문건을 보고 받고 4개월동안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사 여부까지 논란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송 장관은 문건이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본 것 같습니다.

[앵커]
송장관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게 문제라면 청와대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요? 청와대도 보고를 받긴 받은 걸로 알려져있지요? 

[기자]
청와대에는 4월쯤에 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송 장관이 넉달동안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게 문제가 되면, 청와대 역시 석달동안 뭐했냐는 의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앵커]
청와대는 보고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까?

[기자]
청와대는 보고 여부와 시점 모두 "두부 자르듯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회색지대"라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회색지대'라는 표현을 볼 때, 송 장관이 직접 보고를 하지 않고 군의 다른 기관이 보고한 게 아니냐는 추론도 나오지만, 청와대는 "조국 민정수석은 보도가 나오기 이전까지 계엄령 문건을 본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민정수석실이 아닌 다른 부서에서 보고받았을 가능성에는 "알지 못한다"고 물러섰습니다. 

[앵커]
대변인은 회색지대라는 표현을 쓰긴 했습니다만 분명 보고를 받긴 받았다는 뜻인데, 민정수석을 보고 받은 적 없다 청와대가 이렇게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청와대는 보고 여부와 시점이 쟁점이 되는 자체를 꺼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보고를 언제 했느냐,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 충돌하느냐는 식의 보도는 달을 가리키는 데 손가락만 보는 식의 보도"라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아마 '달'은 기무사의 계엄 실행계획 여부를 뜻하고, '손가락'은 청와대 보고 여부와 시점이겠죠. 보고 여부와 시점이 특정되면, '그럼 청와대는 보고 받고 뭐했냐. 몇달이나 지난 시점에 문재인 대통령이 순방 중에 갑자기 수사를 지시한 배경은 뭐냐'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보고 여부와 보고 시점은 또다른 '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무사 문건이 도상으로 검토하고 폐기된 것이 아니라 정말로 계엄령 실행계획을 담은 문건이라고 판단했다면, 송영무 장관이 됐든, 청와대가 됐든, 보고서를 본 즉시 수사에 들어갔어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앵커]
뭔가 청와대 설명에도 앞뒤가 잘 맞지 않는 석연찮은 부분이 있어서 이 점도 명확히 해야 전체 그림이 그려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강상구 부장,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