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초복 더위 나기

등록 2018.07.17 21:45

수정 2018.07.17 22:07

포천 국립수목원에 6백미터를 가는 전나무 숲길이 있습니다. 1927년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길에서 종자를 받아와 가꾼 나무들이 우람하게 솟아 월정사, 부안 내소사와 함께 3대 전나무길에 꼽힙니다. 싱그러운 전나무 향을 마시며 걷다 보면 폭염특보가 무색하게 시원하지요.

그 길가에 '숲은 천연 에어컨' 이라는 안내판이 서 있습니다. '여름 광릉숲 기온이 서울 도심보다 평균 4도 낮다'고 쓰여 있습니다. 뜨거운 여름일수록 나무가 물을 양껏 빨아올려 증발시키면서 기온을 떨어뜨리는 덕분입니다.

반대로 도시는 콘크리트가 빨리 달궈지고 빽빽한 건물이 열을 가두는 열섬현상 때문에 더 덥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열섬 저 위 상공을 거대한 열돔이 덮어버렸습니다. 대기권 상층부에 발달한 고기압이 뜨거운 공기를 솥뚜껑처럼 가두면서 지구촌이 절절 끓고 있다는 겁니다.

오늘이 더위의 시작을 알린다는 초복입니다만 이미 열흘 넘게 계속된 폭염이 길게는 8월 중순까지 갈 것 같다고 합니다. "초복날 소나기는 광에 가득한 구슬보다 낫다"는 속담도 있지만 장마까지 일찍 끝나는 바람에 활짝 열린 하늘이 불줄기를 있는 대로 퍼붓습니다. 서민과 청년들에겐 가뜩이나 우울한 취업 소비 소득 지표에 최저임금 인상 논란까지 겹쳐 올여름이 유난히 더 덥게 느껴질 듯도 합니다.

그런데 같은 도시 안에서도 위치에 따라 여름의 길이가 다르다고 합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수원의 열한 개 지역 기상자료를 분석했더니 콘크리트가 많은 시청의 여름이 157일로 가장 길고 백운산에 접한 상광교동이 100일로 제일 짧아 57일이나 차이가 났다고 합니다.

초복의 복(伏)자는 사람(人)이 개(犬)처럼 엎드린 형상입니다. 계곡과 바다로 나갈 여유가 없다 해도 이 더위에 납작 엎드려 있을 수만도 없습니다. 가까운 숲과 공원을 찾아 나무들이 틀어주는 에어컨을 쏘이면서 답답한 마음속 무더위부터 식혀보시면 어떠실지요?

7월 17일 앵커의 시선은 '초복 더위나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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