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포커스] 해병대 유족들의 '이유 있는 분노'

등록 2018.07.23 21:17

수정 2018.07.23 21:27

[앵커]
영결식에 참석하려던 청와대 관계자는 유족들의 항의를 받고 쫓겨났습니다. 무엇이 유족들을 이렇게까지 화나게 한 걸까요? 오늘의 포커스는 마린온 유족들의 '이유 있는 분노'에 맞췄습니다.

 

[리포트]
마린온 헬기 사고로 순직한 해병대원들의 시신이 영결식장 안으로 들어옵니다.

"앞으로 갓!"

이를 먼 발치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청와대를 대표해서 온 김현종 국방개혁비서관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0분 전.. 영결식장을 찾아온 김 비서관을 입구에서 막아선 유족들.

유가족
"들어오지 마세요. 유가족 대표입니다." "공식적인 조문 절차 끝났습니다. 가세요." "이제, 무슨 조문하냐고, 이제!"

김 비서관은 결국 쫓겨났습니다. 유족들이 이렇게까지 화가 난 이유. 잘못 끼워진 첫 단추는 사고 다음날 있었던 청와대의 브리핑이었습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마린온 헬기의 원형인 수리온의 성능과 기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 겁니다.

유족 기자회견 / 20일
"우리는 사고 조사의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제공한 청와대의 논평에 대하여 강력한 유감을 표명합니다."

수리온 헬기 개발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국방기술품질원 직원 3명을 당초 사고 규명 조사위원회에 포함시켰던 것도 유족들의 불신을 키웠습니다. 여기에 송영무 국방장관의 말실수는 유족들 분노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김도읍 의원 / 20일
"유가족들이 상당히 분노해 있습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송영무 / 20일
"유가족들께서 요구하는 만큼 의전이라든지 등등의 문제가 있어서 흡족하지 못하시기 때문에 짜증이 나시고.."

고 박재우 병장 유가족
"의전이 시원찮아서 짜증을 내요? 예? 우리가 그렇게 유가족들이 몰상식한 사람들인 줄 알아요?"

하지만, 무엇보다 유족들이 섭섭함을 느낀 건..

유가족
"대통령이 공식적인 브리핑 한 번 안했습니다. 조문도 오지 않았습니다." "낚싯배가 뒤집혀도 대통령이 성명 내고 긴급 성명 내는데..."

영결식을 찾았던 김현종 비서관의 자리는 내내 비어 있었습니다. 대신 유족들의 눈에 띄지 않는 2층에 서서 영결식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그리고.. 순직 장병들에 대한 영결식이 모두 끝난 오늘 오후, 청와대 회의가 열렸습니다.

임종석
"해병대 장병들의 영결식이 오전에 있었는데요. 잠깐 묵념을 하고 시작할까 합니다. 일동 묵념"

문재인 대통령
"참으로 비통한 심점입니다. 다시 한 번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리고 또 유족들에게도 심심한 위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고 엿새 만에 나온 군 통수권자의 첫 육성 메시지였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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