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국방장관-기무사령관 사이에 무슨 일이?

등록 2018.07.25 21:15

수정 2018.07.25 21:27

[앵커]
분명히 어느 한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게 분명해 보이는데, 아직은 판단이 쉽지 않습니다. 국방부를 취재해는 안형영기자에게 좀 더 상세하게 물어보겠습니다. 기무사 민병삼 대령이 간담회 이후 작성했다는 보고서까지 공개됐는데 국방부는 여전히 매우 강경하게 부인을 하고 있지요? 자신감일까요? 아니면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해서 그러는 걸까요?

[기자]
날짜를 따져보죠. 송영무 장관이 '기무사 문건 문제없다'는 발언을 한 국방부 간부들과의 간담회가 지난 9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인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인도 순방 중에 기무사 문건 수사를 지시하죠. 송 장관으로서는 설령 그런 말을 한 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문제있다'고 판단해 수사를 지시한 대통령을 거슬러 '문제없다'는 인식을 가졌다고 말할 수 없는 입장이 돼 버렸습니다. 석달동안 문건 보고를 미룬 것이 정무적 판단이었다고 한 자신의 발언도 거짓말이 되게 됩니다.

[앵커]
그런데 송 장관이 당초 문건을 공개하려고 했는데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일이 묘하게 꼬였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기자]
송 장관은 기무사 개혁에 적절한 시점에 문건을 공개할 생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국방부와 청와대, 국회, 언론 매체 등의 이해가 사건에 투영되면서 사건 자체가 통제불능이 돼 버렸습니다. 송 장관이 사안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 모르고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앵커]
민병삼 기무부대장의 폭로를 기무사의 조직적인 반발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 같은데 맞습니까?

[기자]
그렇게 판단하기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일단 명령이나 지시 불이행이 아니니까 하극상이라는 표현은 성립되기 어려울 것 같고요. 민병삼 대령은 국회에서 질문하니까 사실대로 답변했을 뿐이라며 항명이나 하극상의 뜻은 전혀 없다고 했습니다. 사실 국방부가 이철희 의원실에게 문건을 제출했는데, 송 장관이 기무사를 제출자로 지목한 대목은 의아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어제 기무사령관도 송 장관과 보고 시간을 두고 설전을 벌이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조직적인 반발로 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기무사 내부 분위기를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이석구 기무사령관에 대한 불만도 상당합니다. 이석구 사령관은 국회에서 문건 작성자들이 3월달에 USB를 자진제출했다고 설명한 적이 있는데요. 이 당시 문건 작성자들이 자신들이 크게 잘못했다는 것을 실토했다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그러나 들려오는 얘기는 이것과는 다릅니다. 당시 군인권센터가 수방사 방호계획을 폭로하니까, "우리도 이런 걸 검토한 게 있습니다"라면서 얘기한 것 뿐이다,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어제도 국회에서도 작성자들은 조현천 당시 사령관이 한민구 장관 지시라고 해서 군 동원 절차 등을 검토했을 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송 장관이 기무 개혁을 강하게 하려다가 뜻대로 안되니 문서를 공개해서 개혁의 명분으로 삼으려 했다 이런 얘기도 있지요 물론 청와대의 의지도 있겠습니다만 송장관의 기무사 개혁 의지가 이렇게 강한건 왜 그런 겁니까?

[기자]
오늘 공개된 기무사 보고서를 보면 그 이유를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송 장관 발언이라고 적힌 곳을 보면 기무부대 요원들이 청와대나 국회를 대상으로 장관 지휘권 밖에서 활동하는 것이 많은데, 용인 할 수 없다. 그래서 기무사 개혁이 필요하다. 이렇게 적혀져 있습니다. 기무사가 송 장관까지 자신까지 감시해서 청와대에 보고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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