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재난 수준' 폭염…취약계층 안전 '빨간불'

등록 2018.07.25 21:20

수정 2018.07.25 21:33

[앵커]
어제보다는 좀 낫다고는 합니다만 오늘도 견디기 힘든 '가마솥' 더위가 이어졌습니다. 어제 40도가 넘었던 경북 영천 신녕면의 관측장비에는 오늘도 39.3도라는 기록적 숫자가 찍혔습니다.

서울은 낮 최고기온이 일주일째 34도를 넘으면서 무더위가 가시지 않습니다.

집안 온도도 30도를 훌쩍 넘는 경우가 적지 않으실텐데. 폭염 속에 고통받는 우리 이웃들을 장혁수 기자가 만나 봤습니다.

 

[리포트]
골목 양 옆으로 쪽방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습니다. 문을 열어도 열기는 빠지질 않고, 차라리 밖에 나와 있는게 나을 지경입니다.

안진우 / 서울시 돈의동
"선풍기 틀어도 온풍 나오고 이러니까 방에는 잘 안 있어요"

방안으로 들어와봤습니다. 한 평 남짓한 이방에는 창문조차 없어서 들어오자마자 숨이 턱 막히는데요, 실내온도는 35도로 바깥온도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소방관들이 골목길에 물을 뿌리지만 속절없이 금세 증발합니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땡볕에 나온 김봉수 할아버지. 폐지 수거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처지에, 폭염특보에 야외활동 자제하라는 당부는 사치스럽게 느껴집니다.

김광례 / 부인
"(남편이)쓰러질까봐 겁나요. 그땐 와서 물을 먹고 쉬다가 나가긴 나가죠"

전기요금 무서워 선풍기도 맘껏 못트는 노인들도 있습니다.

윤옥수 / 서울시 연희동
"갑자기 손이 오그라들고 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막 이래가지고 정신을 못차리겠더라고…."

기초생활수급비 등 70만원으로 한달을 버티는 신세에, 건강보다 생계 걱정이 더 앞섭니다.

"안녕하세요"

지자체들도 선풍기, 얼음조끼 등을 나눠주며 취약계층 폭염 대비에 구슬땀을 흘립니다. 하지만 재난 수준의 폭염에, 어려운 이웃들이 잔인한 여름을 나고 있습니다.

TV조선 장혁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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