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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취재] 두달새 7명 사망한 수상 레저촌…구명조끼 안 입고, 곳곳 술판

등록 2018.08.03 21:30

수정 2018.08.08 15:45

[앵커]
휴가철을 맞아 수상 레저스포츠 즐기는 분들 많으신데, 안전 문제가 심각합니다. 올여름에 7명이 사망한 경기도 한 수상촌을 가보니, 위험천만한 놀이 시설에 곳곳에서 술판이 벌어지고 구명조끼도 안 입은 사람들이 수두룩했습니다.

신준명 기자가 추적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높이 10m가 넘는 워터 슬라이드. 하늘로 붕 떴다 물 속에 빠지고, 물 위에 띄어놓은 튜브 위를 신나게 뛰어다닙니다. 푹신한 고무 소재라 언뜻 안전해 보이지만 실상은 아찔합니다.

경찰 관계자
"그 밑에 들어가면 못 빠져나와요. 빨아 당겨버린다고. 붙어버리는 거예요. 붙어버려."

시설 밑으로 직접 들어가 보니, 그물망 같은 안전장치는 없습니다. 또, 물 밖의 안전요원 눈에 띄지도 않아 구조가 어렵습니다. 두 달 전, 31살 남성이 복잡한 미로 구조의 놀이시설 밑에 빨려들어가 숨졌습니다.

해당 업체 직원
"(미로구조물 지금은 없나봐요?) 빼버린 것 같아요. (왜요?) 안전상의 문제 때문에···."

해당 시설은 철거됐지만 비슷한 시설들은 영업 중이고, 놀이기구에서 물에 빠진 아이들이 건져지는 모습도 포착됩니다. 단속은 손 놓은 상태. 안전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평군청 관계자
"새로 나온 신종 어떤 기구라서 뭐 그게 정확하게 법에 명기되고 한 건 없고요. 공무원이 뭐 법이 있어야 집행을 하잖아요."

선착장에선 술판이 벌어지고, 물놀이객들이 5L짜리 대형 맥주 통을 들고 보트에서 내립니다. 직원이 말리기는커녕, 음주를 부추깁니다.

업체 직원
"캔맥주 이런 거 사 와서 마셔도 돼요. 놀러 왔으니까 술도 마시고 놀아야 하잖아요."

수상레저기구 안의 술 판매, 제공, 반입은 불법이지만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구명조끼도 안 입고 배를 타는 사람들. 지난 6월 이 업체 알바생 18살 강모군이 구명조끼없이 배를 타다 물에 빠져 숨졌습니다.

불과 8일 전 옆 업체에선 수상 레저를 하던 30대 남성이 실종됐습니다. 실종된 이 씨는 사고 발생 지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이곳에서 3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몸에 구명조끼는 없었습니다.

해당 업체 직원
"저희한테 아무리 물어보셔도 저희는 드릴 말씀이 없어요."

레저업체 94곳이 밀집한 이 지역에선, 두 달 새 7명이 물에 빠져 숨졌습니다. 지난해 여름 전국 물놀이 사망자의 37%가 음주와 안전 부주의 때문. 막을 수 있는 인명 사고가 올해도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TV조선 추적취재 신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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