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포커스] 은행 강도는 왜 새마을금고를 좋아할까?

등록 2018.08.08 21:22

수정 2018.08.08 22:24

[앵커]
경북 포항의 새마을금고에서 400여만원을 훔쳤갔던 강도는 범행 11시간 만에 자수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잘 돌아 보시면 이런 사건이 너무 자주 일어나지 않습니까? 새마을 금고가 왜 이렇게 자주 강도들의 표적이 되는 건지, 오늘의 포커스에서 짚어 봤습니다.

 

[리포트]
차를 세운 남성이 새마을금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책상 위에 올라 직원을 위협하더니 현금 459만원을 챙겨 달아났습니다.

최을호 / 목격자
"흉기를 들이대서 내가 한 두걸음 뒤로 물러서니까 이 사람이 차 소나타 타고 도망갔어요"

용의자는 범행 11시간 만에 자수했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뉴스 전하는 오현주 앵커의 모습, 많이 보신 것 같지 않으신가요?

7월 16일
"경북 영주의 한 새마을금고에.."

6월 6일
"경북 영천의 한 새마을금고 지점에.."

1월 18일
"울산의 한 새마을금고에 복면을 쓴 강도가 침입해..."

새마을금고 강도 사건은 올해만 다섯 차례입니다. 모두 경비 인력이 없는 곳에서 일어났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지난 1월 울산의 경우 청원 경찰이 출근하기 전이었고, 나머지는 원래 배치가 안됐습니다.

경북 영주 새마을금고 (7월 피해)
"(청원 경찰은 원래 없었죠?) 청원 경찰 없어요. 여기 조그만 금고입니다. 청원경찰 두고 할 (상황이 안되죠)"

일반 은행과 30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한 새마을금고의 보안실태를 비교해봤습니다. 경비인력이 없는 새마을금고와 달리 일반 은행은 청원경찰 한 명이 배치돼 있습니다.

OO 은행 관계자
"무조건 있어야 돼요. 그게 우리 보안 규정에 청원 경찰을 두게 돼 있어요."

반면 새마을금고는 지역마다 독립적으로 운영돼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청원 경찰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포항 새마을금고
"청원 경찰도 어떻게 보면 직원이니까.. 인건비랑 사실 관련이 있어요. 차라리 직원이 한 명 더 들어오는게 낫다."

그럼 어떻게 대처할까요? 직원 서랍에서 호신용 가스총이 나옵니다.

"이거 누르고 바로 당기면 나가거든요"
(이거는 따로 교육을 받는 겁니까?)
"교육은 저희들이 따로 안 받고 1년에 한번씩 가스 교체를 하고 있습니다."

정말.. 이게 최선입니까. 사건의 공통점은 또 있습니다. 범인들이 100% 검거됐는데, 모두 빚 독촉이나 생활고에 시달리던 서민들이었습니다.

울산 피의자 (2월)
(돈은 왜 훔치셨습니까?)
"하.. 힘들어서 그랬죠."
(어떤 게 힘들었습니까?)
"사는 게.."

승재현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돈이 있는 장소에 결국 내가 갔을 때 나를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면.. 과연 새마을금고가 이 사건에 있어서 전혀 책임이 없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서민을 주고객으로 하는 새마을금고가 일부 비뚤어진 마음을 품은 서민들의 범죄 창구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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