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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하루에 한 발씩"…美 '제재 탄환'에 터키 리라화 폭락

등록 2018.08.13 21:39

수정 2018.08.13 21:44

[앵커]
미국의 경제 재재로 인한 터키 리라화 폭락, 여파가 심상치 않습니다. 오늘 오전 한 때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가 24% 폭락하기도 했는데요. 그 여파가 아시아 증시를 강타하면서 우리 나라를 비롯한 일본 닛케이지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터키에서는 대규모 현금 인출 사태인 뱅크런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는 '터키 쇼크'의 배경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지난 5월, 백악관에서 만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이때만 해도 분위기는 괜찮았습니다. 스킨십에.. 덕담도 이어졌죠.

트럼프 / 지난 5월
"우리는 좋은 관계를 맺었고 더 나은 관계를 만들 것입니다."

이랬던 두 사람이 이젠 앙숙이 됐습니다.

에르도안
"우리가 항복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미국은 알기 바랍니다. 우리는 계속 생산을 하고 수출을 늘려갈 것입니다."

갈등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건 바로 이 사람. 테러조직 지원과 간첩죄로 터키에 2년 가까이 구금돼 있는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 때문입니다. 미국은 석방을 요구했지만..

마이크 펜스
"미 대통령을 대신해 이 말을 전합니다.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지금 당장 석방하거나 (제재) 결과에 직면할 준비를 하십시오."

터키 법원은 석방 요청을 기각하고 자택 연금을 명령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2배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터키 리라화는 곤두박질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올린 이 날, 미국 달러화 대비 터키 리라화 가치는 15.8%까지 폭락했고.. 오늘은 한때 20% 넘게 급락해 낙폭이 더 커졌습니다.

미국의 경제 압박으로 자국 통화 가치가 흔들리고 있는 건 터키만이 아닙니다.

트럼프 / 지난달
"이란은 이제 더 이상 예전과 같은 나라가 아닙니다."

이란 핵 협정을 탈퇴하고 미국이 경제 제재를 재개한 올 한 해만 이란 리알화 가치는 15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러시아 루블화도 미국이 경제 제재를 공식화한 지난 9일 이후 연일 하락세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브런슨 목사가 석방될 때까지 "매일 총알 한 발씩을 쏘겠다"고 터키에 경고했습니다. 경제 압박 수위를 점차 높여가겠다는 뜻입니다. 터키 대통령은 금모으기 운동까지 언급하며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에르도안
"베개 밑에 달러, 유로, 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 은행에 가서 리라와 교환해야합니다."

환전소 앞은 이미 달러로 바꾸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미국이 쏘고 있는 경제 압박이란 총알. 진짜 총알 못지 않게 무섭게 느껴집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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