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자뉴스9

[CSI] 마일리지 써보니…"모형비행기가 동남아 항공권 값"

등록 2018.08.13 21:47

수정 2018.08.13 21:52

[앵커]
비행기를 타거나 신용카드를 쓰면, 항공사 마일리지가 쌓이죠. 하지만 쌓이기만 할 뿐, 이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매하는 건 물론, 다른 방법으로도 사용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합니다.

김하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휴가 여행객이 북적이는 인천공항, 항공사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입한 소비자가 얼마나 있을까요?

주재형 / 서울 중계동
"(마일리지) 쌓아놨었는데 비싸기도 하고.. 귀찮아서 못 쓰는 거예요. 거기 제약 조건에 내가 맞추고자 하면 시간과 노력 들어가니까"

(여기서 항공 마일리지 모으시는 분?) "모으긴 하죠"
(써보신 분?) "저요!" "저는 아직 안써봤어요."

마지막으로 마일리지를 쓴지 10년된 사람도 있습니다.

이영주 / 경기 인천
"한번 사용했어요." (언제?) "꽤 오래됐는데 한 10여년 전에?"
(사용 쉬우셨는지?) "아니요 당연히 어렵죠. 안되는 좌석이 많잖아요."

수많은 여행객 가운데 마일리지를 쓴 사람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왜 그런 걸까?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입해보겠습니다. 가고 싶은 여행지를 골라 항공권을 찾아봤는데.... 현금을 주고 사는 경우 국내외 목적지 모두 좌석이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날짜, 같은 조건으로 마일리지로 구매하려하자 빈 좌석을 찾을 수 없습니다.

마일리지 사용 항공권을 전체 좌석의 5~10% 수준으로 제한해놨기 때문입니다.

A항공사
(자리가 없던데요?) "미리 예약을 해야되는 거라서"

B항공사
"따로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게 없고 고객님 일찍 3개월 전에?"

마일리지를 쓰려면 2~3개월 전 미리 서둘러야 한다는 얘긴데... 그렇다면 쌓인 마일리지를 소비할 다른 방법은 없는 걸까?

항공사
"기내에서 이것저것 구매하실때 사용하셔도 되시고 민속촌이나 리무진.."

항공사 전용 매장과 렌터카, 대형마트, 영화관 등에서 마일리지 사용 가능하다는데...항공사 전용매장에서 마일리지로 상품을 구매해봤습니다. 모형 비행기 가격은 3만5000마일리지로 일본이나 동남아를 갈 수 있는 마일리지를 써야하고, 승무원 인형세트는 1만2000마일, 제주 왕복 항공권 보다 더 비쌉니다.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매하면 20원 꼴인 1마일리지 가치가 항공사 전용매장에서는 2~7원으로 떨어집니다. 대형마트와 영화관에서 마일리지 쓰기도 쉽지 않습니다.

마트 직원
"10만원 이상이어야 (마일리지) 쓸 수 있어요."

영화관 직원
"인터넷으로만 가능하세요."

항공사들은 카드사와 은행 등 마일리지 적립 제휴 마케팅을 함께 하는 곳이 수십 곳에 달합니다. 하지만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매장은 매우 제한돼 있고, 그나마 대부분 계열사입니다.

박홍수 / 소비자주권시민회의 팀장
"외국 항공사 같은 경우 (마일리지로) 면세물품 몇백 몇천가지 구입할 수 있게 돼있고 미국은 매매도 가능하고요" 

국내 항공사에 적립된 마일리지는 2조7천억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이 가운데 약 30%, 약 8천억원 어치는 내년에 유효기간이 만료되는데, 이는 고객 약 400만명에게 제주행 항공권을 나눠줄 수 있는 규모입니다.

A항공사
"(정확한 마일리지 적립 규모와 소멸 예정액이 어떻게 되나요?) 영업비밀이어서 알려드리기 힘듭니다."

소비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어디로 가세요?) "몽골이요."
(이걸 가지시겠어요, 아니면 몽골을 가시겠어요?) "몽골 가야지. 티켓 주세요, 티켓!"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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