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자뉴스9

[CSI] '찜통 차량' 직접 체험해보니…"어른도 20분 못 견뎌"

등록 2018.08.20 21:41

수정 2018.08.20 21:50

[앵커]
여름철 뜨거운 차량 안에 어린이가 방치됐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종종 발생하지요. 직접 체험해 보니 건장한 어른도 20분만 지나면 뛰쳐나갈 정도였습니다. 이번 실험은 달궈진 차량이 얼마나 위험한지, 경각심을 주기 위해 진행했는데요 전문가 조언과 함께 안전하게 이뤄졌음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송무빈 기자입니다.

 

[리포트]
몇 년 전부터 인터넷과 SNS에 퍼지고 있는 '핫 카 챌린지'. 말 그대로 한여름 뜨거운 차량 안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도전하는 겁니다. 아동이나 애완동물이 여름철 차량에 방치돼 질식사하는 위험을 경고하려는 일종의 캠페인인데,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까지 참여하고 있습니다.

송무빈 기자
"연일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데 오늘 저희 CSI 소비자탐사대에서는 차량 내부의 열기가 어느 정도까지 달할 수 있는지, 위험성은 어떤지 직접 체험해보고 측정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시간이 오후 2시 49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지 않은 이 차량 안에서 온도는 몇도까지 올라갈까요? 실내 온도가 순식간에 치솟습니다.

이원영 PD
"10분 정도 됐거든요. 지금 온도계가 42도를 넘었습니다."

15분 뒤, 땀이 범벅이 된 남성 제작진이 먼저 뛰쳐나오고…

송무빈
"20분이 지난 오후 3시10분입니다. 차량 내부 온도가 39도에 육박하고 있거든요. 숨도 쉬기가 굉장히 힘들고요. 빨리 나가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이번엔 한강 수영장 주차장에서 일반 시민을 상대로 시도해봤습니다.

참가자A
"도전!"

참가자B
"도전!"

참가자C
"도전입니다!"

참가자는 세 명, 모두 20~30대 건장한 남성입니다.

운전자 없이 어린이나 애완견이 남겨진 상황을 가정해 엔진을 끄고 문도 밖에서 잠궈뒀습니다. 체험을 시작한 지 5분도 안돼 땀이 흐르고… 10분이 지나자 숨이 가빠지고 불안감을 호소합니다.

참가자A
(10분이 지났습니다. 어떤 느낌이신가요?) "내부가 지금 굉장히 갑갑하고요. 그리고 온도가 좀 더 오른 것 같아서 지금 좀 많이 덥습니다."

참가자B
"숨이 잘 안 쉬어지고요, 안에는 뭐 거의 찜질방 수준으로 정말 많이 덥습니다."

차량 내부가 너무 뜨거워지면서 장착한 카메라마저 작동을 멈췄습니다. 참가자들은 13분, 15분, 25분 만에 각각 문을 두드리고 나왔습니다.

참가자A
(어떤 생각으로 버텼어요?) "와! 일단 너무 더워가지고 조금씩 어지럽더라고요. 지금 한 30분 다 돼가는 거 같은데. 와, (더이상) 못할 것 같아요."

참가자C
"찜질방 불가마에 있는 것 같았어요, 진짜로."

참가자B
"저 물 좀 일단 한 잔 마실 수 있을까요? 너무 더워요, 진짜로."

한여름 시동이 꺼진 차량 내부는 실제로 얼마나 위험한 걸까?

최근 폭염 때처럼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면 차내 온도는 70도에 달해 경련과 탈진 등 고체온증이 생길 수 있고, 실내 산소가 부족해져 호흡곤란과 질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온도 변화에 취약한 어린이나 애완동물은 10분을 버티기 힘들고 실신하거나 목숨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강제헌 /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체온조절능력을 상실하게 되면서 고체온증으로 의식을 잃거나 심하면 사망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만 지난 20년동안 어린이 700여명, 즉 열흘에 한명 꼴로 차량에 갇혀 목숨을 잃었습니다. 아동을 차량에 방치하는 건 여름철이 아니어도 위험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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