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재해뉴스9

[따져보니] '오락가락' 태풍 예보…정확도 낮은 이유는

등록 2018.08.24 21:11

수정 2018.08.24 21:32

[앵커]
걱정했던 것보다는 피해가 크지 않아서 다행이긴 합니다만 태풍의 진로와 강도가 하루만에 이렇게 바뀔수가 있는 것인가? 기상청이 예보를 잘 못한 것 아닌가? 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강동원기자와 따져 보지요. 강 기자, 우선 진로 예상은 한국 기상청보다 일본 기상청이 더 정확했다고 하는데 사실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태풍의 상륙위치부터 달랐기 때문입니다. 어제오전 8시 기준 양국의 예보를 보면요. 우리 기상청은 솔릭이 충남 보령 부근으로 내륙에 진입한 뒤 수도권을 관통해 강원도 속초 인근에서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예보 떄문에 휴교도 하고 오늘 출근도 늦추는 회사도 많았습니다. 반면 일본 기상청은 예보 초기부터 우리 수도권을 예상 경로에서 제외했었습니다. 솔릭이 전남 진도 앞바다에 도착한 뒤 방향을 북동쪽으로 꺾어 충청도 내륙을 관통해 동해안으로 빠져 나갈 것이라고 예측을 했는데요.  실제 솔릭은 어젯밤 11시쯤 목포 부근 해안을 통해 상륙해 오늘낮 12시쯤 한반도를 빠져나갔습니다. 결국 일본 기상청의 예상과 근접한 경로를 지난 겁니다. 그런데 사실 일본 기상청 예보 역시 지난 22일 오후 6시에 솔릭의 상륙지를 군산으로 예측 하는 등 오보를 냈었습니다.

[앵커]
사실 기상청은 예보 논란이 있을때마다 장비탓을 하는데 몇 년 전에는 500억원이 넘는 슈퍼컴퓨터를 도입하기도 했지요? 그래도 틀리는 건 마찬기지군요?

[기자]
얼마나 더 비싼 컴퓨터를 쓰든 차이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 예보관들이 같은 데이터를 보기 때문인데요. 결국 똑같은 데이터를 두고 최종 판단 하는 건 예보관입니다. 하지만 관련 인프라나 예산, 인력이 잘 갖춰진 일본이 기상예보 강국인 것은 사실이라고 합니다.

[앵커]
결국 일본 기상청이 우리보다 더 실력이 낫다 이렇게 봐야 합니까?

[기자]
그렇게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최근 통계치를 보면 태풍이 근접할수록 우리나라 예보 정확도가 일본에 비해 떨어지는 건 맞지만 96시간 이전, 즉 장기 예보에는 우리가 더 정확했습니다. 2017년 발생한 27개 태풍에 대한 한일 양국의 예보시간별 진로오차를 보시죠.  24시간 전부터는 일본의 예보오차가 더 적지만 96시간 그 이전에는 한국의 오차가 더 적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는 일본과 비교를 한 것이고 어쨋던 우리 기상청 예보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큰 게 사실아닙니까? 우리 기상청의 예보는 왜 이렇게 자주 틀립니까?

[기자]
우리나라가 특히 기상 예보에 불리한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기상 예보는 아주 작은 변수로도 결과가 매우 달라질 수 있는데요. 한국은 국토의 70%가 산이고 인구밀도가 높아 고층건물도 많아서, 공기 흐름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또, 기상 관측을 정확히 하려면 기상 자료가 많이 축적돼 있어야 하는데,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면서 50년 이상 자료가 축적된 곳이 거의 없는 것도 문제입니다.

[앵커]
아무래도 일기예보가 들어맞아 편한 하루를 보낸 것보다는 일기예보가 틀려서 고생했던 상황이 좀 더 기억에 남는 것도 이유겠죠. 강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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