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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석유 부국' 베네수엘라의 비극

등록 2018.08.24 21:38

수정 2018.08.24 21:56

[앵커]
베네수엘라가 엄청난 인플레이션으로 경제난에 시달린다는 소식 전해드렸지요. UN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경제성장률을 -12%로 전망했습니다. 세계 최대 원유 보유국이며 한때는 중남미 부국으로 꼽혔던 베네수엘라가 어쩌다 국민마저 떠나는 나라가 된 것인지, 오늘의 포커스에서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계란 한 판을 팔고 돈을 건네받은 상인. 현금을 세어보는데.. 숫자 '20000'이 적힌 지폐가 19장, 38만 볼리바르입니다. 두루마리 휴지 하나에 260만 볼리바르. 생닭 한마리는 무려 1460만 볼리바르입니다.

그래서 내놓은 대책. 영을 5개 떼어내고 단위를 바꾸는 화폐개혁입니다.

마두로 대통령
"국민들의 안정을 위해 새로운 재정 금융 시스템을 갖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숫자는 숫자일 뿐. 정작 돈을 들고 가도 생필품조차 구하기가 힙듭니다. 슈퍼마켓에 먼저 들어가겠다고 자리싸움을 벌일 정도입니다.

"새벽 4시부터 왔어요!"

빈곤층 증가로 전체 국민의 몸무게가 지난해 평균 11kg 줄어 '마두로 다이어트'란 말까지 생겨났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원래 잘 사는 나라였습니다. 풍부한 석유 덕분에 한때는 미국 빈민에게까지 석유를 나눠줬을 정도였죠.

차베스 (2005년)
"(미국의) 빈민단체와 병원, 은퇴시설과 지역단체 등에 (석유를) 분할지급 방식으로 직접 제공할 것입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석유수출에 의존하던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관료들의 비리, 서방 국가들의 경제제재가 더해지면서 베네수엘라의 경제는 파탄으로 내몰렸습니다. 그런데도 각종 무상 복지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경제는 더욱 어려워졌고 견디다 못한 국민들은 가난을 피해 나라를 등지고 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전체 국민의 7%, 230만명이 빠져나갔습니다.

베네수엘라 난민
"극심한 가난 때문에 이곳에 왔습니다. 경제 위기를 피해 더 나은 삶을 찾아 가족을 도울 방법을 찾기 위해서요."

이들을 기다리는 건 타국의 냉대였습니다. 임시수용소에서 쫓겨나는 베네수엘라 난민에게 야유 섞인 환호가 쏟아집니다.

베네수엘라 난민
"베네수엘라로 돌아가는 게 좋을 거라고 말합니다. 베네수엘라 사람들을 더 이상 받을 수 없다는 거죠."

연금을 더 주겠다.. 최저임금을 올려주겠다.. 이런 정책 뒤엔 박수가 뒤따랐습니다.

마두로 (2017년 11월)
""베네수엘라 국민 모두의 최저 임금과 연금을 30%씩 인상합니다."

마두로 (2017년 5월)
"모든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60%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지금, 그 박수의 대가를 치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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