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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존 매케인

등록 2018.08.27 21:51

수정 2018.08.27 21:56

쉰일곱살 미군 준장 '테드 2세'는 2차대전 때 총탄이 퍼붓는 노르망디해안에 상륙한 연합군 1진에서 유일한 장성이었습니다. 그는 1차대전 때 중상을 입고도 2차대전이 터지자 아들과 함께 현역에 복귀했습니다. 북아프리카 상륙도 최일선에서 지휘했던 그는 결국 전선에서 심장마비로 숨졌습니다.

그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큰아들입니다. 루스벨트의 네 아들은 모두 1차대전에 자원했습니다. 딸까지도 연합군 구급차를 운전했습니다. 조종사였던 막내가 격추돼 전사했지만 테드 2세를 비롯한 삼형제는 2차대전에도 나섰습니다. 미국 보수의 힘은 그런 용기와 애국심에서 나옵니다.

존 매케인은 해군 대장이었던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해군 장교가 됐습니다. 조종사로 참전한 베트남에서 격추돼 포로로 붙잡혔습니다. 당시 월맹이 그의 아버지가 태평양 총사령관이라는 걸 알고 석방을 제의하자 "먼저 잡힌 사람이 먼저 나가야 한다"며 거절했습니다. 매케인은 5년 반을 견디다 석방된 뒤 1년 넘게 목발을 짚어야 했고 평생을 고문 후유증에 시달렸습니다. 그는 6선 상원의원을 지내며 보수의 가치를 앞장서 대변했습니다.

하지만 국익과 정의에 어긋난다고 판단하면 서슴없이 공화당 주류의 반대편에 섰습니다. 여론을 거슬러 이라크 추가 파병을 지지하면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국이 전쟁에서 지는 것보다 내가 선거에서 지는 게 낫다" 그는 한국을 South Korea, 남한이 아니라 늘 Republic of Korea, 대한민국이라고 불렀습니다.

폐허에서 민주주의를 꽃피운 나라라는 존경심을 담은 호칭이었습니다. 그는 "평소와 같은 힘과 의지로" 뇌종양 연명치료를 거부한지 하루만에 눈을 감았습니다. 떠나는 방식도 그답게 당당했습니다.

그는 반대 진영을 삿대질하거나 조롱하지 않았습니다. 대선에서 맞붙은 오바마의 혈통을 누군가 문제삼자 오바마를 감쌌습니다. 

"오바마는 점잖은 가정의 훌륭한 미국시민이다"

이 품격 상실의 시대에 매케인은 우리에게 진정한 보수의 가치가 무엇인지, 보수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일깨워줍니다. 8월 27일 앵커의 시선은 '존 매케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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