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따져보니] '마블링'이 뭐길래…소고기 등급 개편

등록 2018.08.28 21:34

수정 2018.08.28 21:43

[앵커]
오늘 따져보니에서는 좀 특이한 주제를 선택했습니다. 고기 좋아하시는 분들은 마블링이란 말 다 들어보셨을 겁니다. 고기 사이 사이에낀 지방의 분포를 뜻하는데, 소고기의 등급을 정할때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부가 이 기준을 바꾸기로 했다고 합니다. 어떤 이유에선지 강동원기자가와 함께 따져 보겠습니다. 강 기자, 우선 등급제도가 어떻게 바뀐다는 거지요?

[기자]
일단 우리나라 한우 등급 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는 한우는 흔히 1++, 1+, 그리고 1, 2, 3 등급, 총 5단계로 나뉘는데요. 이 단계를 나누는 기준은 마블링, 즉 지방함량이 얼마나 되느냐 입니다. 이번 개편은 바로 마블링의 기준을 완화하는 겁니다. 최상급인 1++ 등급인 경우 지방함량이 17%이상이어야 됐는데요. 앞으로는 15.6%만 넘어도 가능하게 되는 겁니다. 1+등급도 마찬가지로 완화되고요.

[앵커]
저도 마블링이 있는 고기를 좋아하긴 하는데 왜 바꾼답니까?

[기자]
우선 한우 농가의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무슨소리냐 하면요. 지방 함량을 높이고, 마블링을 잘 배게 하려면 평균 31개월 이상 한우를 사육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번 개편으로 지방함량 기준이 낮아지면 사육기간도 29개월정도로 줄어들게 되는데요. 그렇게 되면 소 한 마리당 약 45만원이 덜 들어간다고 합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우리 나라 사람들은 같은 등급이라도 고기맛이 떨어진다고 느낄수도 있겠는데요, 다른 나라는 어떻습니까?

[기자]
사실 마블링 중심의 등급제를 시행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 호주 정도인데요. 약간의 차이는 존재합니다. 주로 마블링으로 등급을 분류해온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소의 나이와 건강상태, 마블링을 함께 본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보니 소고기 등급을 모두 8단계로 나누는데 그 중 최고인 '프라임' 등급의 마블링 함유량은 8%~10%정도로 우리나라 중간 등급인 1등급과 2등급 사이 정도밖에 안 되는 수준입니다. 호주에서는 오히려 지방이 적은 소고기를 하트 스마트라는 라벨을 붙여 '심장을 보호하는 고기'로 판매할 정도로 지방이 많은 소고기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하고요. 반면 우리나라만큼 마블링을 중요시하는 일본은 소고기를 다섯 등급으로 나누는 데, 최고급 등급인 5등급의 경우 지방 비율이 최대 31.7%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외에 뉴질랜드나 영국 등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나라에서는 이러한 마블링에 따른 등급제가 아닌 ‘무엇을 먹여 어떻게 키우는지’를 소고기 분류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방이 좀 적으면 건강에는 더 좋겠지요?

[기자]
마블링 기준이 완화되면 맛은 개인 선호에 따라 다르겠지만 건강엔 좋겠죠. 한번 들어보시죠.

강희철 / 가정의학과 교수
“우리가 마블링이라고 표현하는 흰색은 지방덩어리. 특히 저밀도 콜레스테롤로... 중풍과 심장병을 일으키는 동맥경화의 원인이 됩니다.”

그리고 1++, 1+ 등 최고등급 한우 비중이 늘어나게 되면  최고급 등급 한우가격은 어느정도 낮아질 수 있겠지만, 사실 일반 가정에서 많이 구매하는 한우는 세 번째 등급인 1등급 한우입니다. 이 1등급 한우는 오히려 양이 줄어서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물론 가격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마블링 좋은 고기를 생산하기 위한 소 사육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으니까 이번 기회에 개선할 점이 있으면 함께 검토해 봤으면 좋겠군요. 강 기자 잘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