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재해뉴스9

[따져보니] '기상청'인가 '기상중계청'인가…국지성 호우 예측불가?

등록 2018.08.29 21:10

수정 2018.08.29 21:18

[앵커]
이번 폭우는 특히 여기 저기서 게릴라성으로 쏟아져서 피해가 적지 않았고 당황한 분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며칠전에는 태풍 진로 때문에 기상청의 예보능력이 구설수에 올랐는데, 이번 경우는 또 어떻게 봐야 하는지 강동원기자와 함께 따져 보겠습니다. 강 기자, 어제 밤에는 저도 경보 문자를 받았습니다만 이것도 역시 뒷북 안내였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어제 저녁 퇴근길에 서울 호우 경보 문자 받으신 분들 많으실 텐데요. 저녁 7시 40분부터 행정안전부를 비롯해 서울특별시청이 10여분 간격으로 서울 호우경보를 알렸습니다. 8시 40분쯤에는 중랑천 홍수 경고 문자를 받으신 분들도 계실 테고요. 하지만 이미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경보 문자가 뒤늦게 수차례 도착하는 것을 보며 '뒷북 재난 문자 아니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반응까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럼 이번에도 기상청이 예보를 잘 못 한겁니까?

[기자]
사실 기상청은 어제 서울 등 수도권 지역 집중호우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어제 오전 5시에 당일 오후까지 경기남부와 충청도에 시간당 40mm 이상의 비 예보를 시작으로 오후 3시와 오후4시 40분에는 각각 1~2 시간 이내에 내릴 기습 폭우만 예상했고, 오히려 오후 6시 20분에는 서울에 비가 곧 약화되겠다고 까지 했습니다. 그러다 오후 7시 40분 서울에 폭우가 쏟아지자 부랴부랴 서울지역에 호우특보를 발표했었죠.

[앵커]
글쎄 말이에요 지난 번 태풍때는 과잉 예보다 이런 얘기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또 조용해서 문제가 되는 거군요?

[기자]
기상청 관계자에 따르면 "여름철에는 갑작스럽게 소나기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얘기합니다. 국지성 집중호우는 폭우를 동반한 비구름이 어디서 생길지 알 수 없고, 이동 속도가 빨라 단기예보를 내리기 어렵다는 설명인데요. 때문에 동네별 강수량을 예측하는 건 현재 기술상 불가능하다고 얘기합니다. 전문가 목소리 들어보시죠.

김승배 / 한국기상산업협회 본부장
"성질이 다른 공기가 부딪히면서 그 대치점이 한반도 상공에 머물면서 여러 날 비가 내렸고... 이렇게 전선면에서 내리는 비는 국지적으로 매우 좁게 내리기 때문에 언제, 어느 곳에, 얼만큼 내릴지 정확히 예측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우리 기상청이 현재 영국 기상청의 수치 예보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해당 모델은 태풍이나 장마처럼 바다에서 발생하는 기상 현상에는 취약하다는 단점을 갖고 있는데다 우리나라가 아열대성 기후로 접어들고 있어 영국 모델을 기반으로 한 기상 예보의 정확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거죠. 실제 지난해 8월 감사원 감사에서는 최근 5년 간 기상청 비 예보 적중률이 46%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앵커]
너무 많은 이유와 변명이 나와서 뭐가 진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기상청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신뢰를 잃은 건지 참 안타깝습니다. 강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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