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노동뉴스9

[추적취재] 30억 들인 자연마당 사업…유해 외래종 침범·잡초 무성

등록 2018.08.29 21:33

수정 2018.08.29 21:41

[앵커]
환경부가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며, 600억 원을 투입해 '자연마당 사업'을 전국 20곳에서 벌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가보니 외래종이 판을 치는가 하면... 관리 부실 탓에 잡초가 무성했습니다.

유혜림 기자가 추적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자연을 그대로 옮긴 듯한 저수지와 생태숲. 7만여㎡의 서울 노원 자연마당입니다. 한켠에 '노랑꽃창포' 한 무더기가 터를 잡았습니다.

이창석/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자생식물로 착각을 할 수 있는데 실제론 이게 외래식물입니다."

메마른 건습지엔 환경부가 생태교란 외래식물로 지정해 관리중인 '단풍잎 돼지풀'이 이처럼 무성하게 자라있습니다. 단풍잎 돼지풀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국내 토종식물 성장을 막는, 대표적인 생태교란 외래종입니다. 미국가막사리, 미국쑥부쟁이, 개망초같은 외래종도 흔합니다.

유영한 / 공주대 생명과학과 교수
"외래종 특징 자체가 고유종을 누를 수 있는 그런 특성을 갖고 있는데 국가에서 하는 사업을 통해서 외래종을 심는 건 크게 잘못된 것이죠."

환경부가 4년전 31억원을 들여 이곳을 만들 당시, "자생종 최대 활용과 외래종 제거" 지침을 세웠지만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이밖에도, 물가에 자라는 물푸레나무와 신나무를 메마른 평지에 심어놓고, 나무들 사이론 잡초와 나물이 무성합니다.

주민
"이것을 삶아서 쑥떡 해먹을라고. 너무 아까워서 이렇게 뜯어가려고"

환경부는 "조성 당시엔 외래종이 없었다"며 현장 관리는 지자체 몫이라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 지자체는 인력 부족을 주장합니다.

노원구청 관계자
"현장 인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보니 잡초나 이런 부분이 생기는 것 같아요."

환경부는 600억원을 들여 이같은 자연마당을 전국 20곳에 2023년까지 완공할 계획입니다.

이창석 / 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지금은 그냥 조경사업, 토목공사 정도지 자연을 만드는 사업과는 아주 거리가 멉니다."

자연 복원 생태 사업이, 외래종 침범과 관리 부실 등으로, 본래 취지가 퇴색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TV조선 추적취재 유혜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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