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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차르' 푸틴도 쩔쩔매는 '연금개혁'

등록 2018.09.04 21:39

수정 2018.09.04 21:49

[앵커]
러시아도 국민들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연금 수령 나이를 늦추는 연금 개혁을 추진하자, 여론이 들끓은건데요, 푸틴 대통령이 집권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국민연금 개혁을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도 남 얘기만은 아니지요. 전세계적으로 뜨거운 감자인 이 연금 개혁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우와!!"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에서 홈팀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를 5대 0으로 완파하며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던 이날. 러시아 정부는 은근슬쩍 연금법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정년과 연금 수령 나이를 남성은 60살에서 65살로 여성은 55살에서 63살로 늦추는 게 골자였습니다.

하지만 월드컵이 끝나자 누적됐던 반발이 터져나왔습니다.

"러시아의 적은 집권여당, 메드베테프 총리와 푸틴 대통령입니다. 동의하십니까?"

"네~"

WHO에 따르면 러시아 남성의 평균 기대 수명은 66살입니다.

"연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40%가 65살까지도 살지 못하다보니 죽을 때까지 일만하고 연금은 못 받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폭발한 겁니다. 반발이 거세지자 원안보다 완화된 조치를 내놨지만..

푸틴 (지난달 29일)
"여성의 연금 수령 연령을 당초 8년 늦추는 것에서 5년만 늦추는 것을 제안합니다."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콘크리트였던 푸틴의 지지율도 지난 6월초 62%에서 두 달 만에 46%까지 떨어졌습니다. 여론 반전을 위한 궁여지책이었을까요? 러시아 국영방송의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뜬금없이 푸틴이 등장했습니다. 하이킹을 하고, 야생딸기를 줍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모자라...

진행자
"위험한 거 아닌가요. 야생동물을 만날 수 있는데"

대변인
"만약을 대비해 경호원들이 무장하고 있습니다. 곰이 푸틴 대통령을 본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알아서 처신할 거예요."

"의문의 1패"

곰도 푸틴 앞에선 알아서 도망친다는 홍보 멘트는 눈물겹기까지 합니다.

사실 연금 개혁은 전세계적으로도 '뜨거운 감자'입니다. 어둠 속에서 최루탄이 터지고.. 한쪽에선 불길이 솟구칩니다. 지난 4월, 니카라과 정부가 연금 개혁을 추진하자 벌어진 항의 시위입니다. 당시 34명이 숨지는 유혈사태가 벌어지면서 개혁안은 결국 철회됐습니다.

아르헨티나도 지난해 12월, 연금 개혁 반대 시위로 150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마르코스 알바레즈
"이건 싸움입니다. 가장 많이 가진 자와 가장 적게 가진 자의 영원한 투쟁입니다."

그리스,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모두 연금 개혁에 홍역을 치렀습니다. 국민연금 제도 개선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도 남의 얘기만은 아니죠. 그래도 누군가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하는데..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묘수'가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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