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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공공' 빠진 '공공미술'…한강공원 조형물 또 '흉물' 논란

등록 2018.09.06 21:36

수정 2018.09.06 22:35

[앵커]
서울시가 지난달 한강공원 곳곳에 미술품을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작품이 흉물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흉물이냐 예술이냐 잊을만 하면 나오는 논란인데요, 국민 세금을 들여 만든다는 것만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한강 철교 아래, 괴수 한 마리가 버티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한강예술공원'을 조성하며 설치한 미술품 가운데 하나인 '북극곰'이란 작품입니다. 폐타이어를 정교하게 이어붙여 만들었습니다. 열차 소음을 이용해 강한 생명력을 지닌 곰의 포효 소리를 표현하려 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인데..

"덜컹 덜컹, 덜컹 덜컹"

어떠신가요?

박지헌
"이빨도 크고 털도 멋지고 그러니까 너무 멋있어요."

김복금
"섬찟할 것 같은데요. 비 오는 날 보면 특히 더 무서울 것 같은데요."

일부 시민들은 무섭고 흉물스럽다며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강아지 사진을 반사경에 붙여 만든 작품. '가상과 현실의 경계와 서로 다른 두 세계의 공존을 표현했다...' 는 게 작가의 의도라는데..

정만직
"아이 이거 마음에 안 들어요. 얕게 달아서.. 이마 다치기 제일 좋게 해놨어요."

흉물이냐 예술이냐.. 이런 논란이 일 때마다 '강제 소환'되는 이것. 3년 전, 1억 8천만원을 들여 만든 한강 괴물 조형물입니다. 관리도 부실합니다. 사람이 다가가면 괴물 소리가 나오던 음향장치는..

"크아악!!"

몇 년째 고장난 상태 그대로입니다.

"...."

지난해 5월 헌 신발 3만 개로 만든 이 작품도 시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철거되는 운명을 맞았죠. 2억원 대구의 이 원시인 조형물도 흉물 같다며 일부 주민들의 철거 요구가 잇따랐습니다.

조항진 / 대구 달서구
"밤에 자주 걸어다니거든요. 근데 볼 때마다 조금 깜짝깜짝 놀랄 때도 있고.."

영화 '7년만의 외출'
"아, 지하철에서 나오는 바람이 느껴져요? 정말 기분 좋지 않아요?"

이 영화 속 명장면을 그대로 본 뜬 동상. 이름하여.. '매릴린 먼로 in 인제'입니다. 예산 5천만원이 들어갔습니다. 1954년 먼로가 인제 미군부대에서 한 차례 위문 공연을 한 것에 착안했다는데.. 동상이 세워진 곳은 한적한 소양강변입니다. 생뚱맞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서울시가 이번에 한강공원 곳곳에 조형물 37점을 설치하는데 쓴 비용은 60여 억원. 한 작품당 2억원 꼴입니다.

은병수 / 총감독
"숨은 곳을 찾아내서 사람들한테 의외의 기쁨을 주자, 그러나 초창기이기 때문에 다양한 SNS를 통해서 반응을 듣고자 하고 있습니다."

예술을 이해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세금이 들어간 공공 전시물이 너무 '난해'하면 곤란하지 않을까요?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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