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뉴스7

김정은 연설 생략…美 자극 안하면서 中 우호 과시

등록 2018.09.09 19:15

수정 2018.09.09 19:25

[앵커]
북한이 거행한 9.9절 열병식 의미를 국방부 출입하는 안형영 기자와 좀 더 짚어 보겠습니다. ICBM은 물론 단거리 미사일도 등장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정주년이라고 하죠. 북한이 원래 5년, 10년 '꺾어지는 해'를 중시합니다. 여기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70주년이 되는 정권수립 기념일 열병식을 성대하게 치르겠다고 예고했던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조용히 치렀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미사일은 핵과 함께 국제사회가 북한을 제재하는 이유입니다. 미국은 물론 서방세계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과 함께 제재완화 요구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김정은 위원장 대신 김영남이 연설을 했는데, 핵보다는 경제를 주장했더군요?

[기자]
AP통신은 "김영남이 핵무력이 아닌 정권의 경제적 목표를 강조한 개막 연설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오늘자 노동신문에서도 핵이라는 표현은 없습니다. 최강의 전쟁 억제력, 평화 번영의 만년 보검 같은 표현을 대신 썼습니다. 비핵화 초기조치에 앞서 종전선언을 요구하는 북한이 미국의 시선을 의식한 결과로 보입니다.

[앵커]
김정은이 연설을 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기자]
아버지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열병식을 하면 연설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70주년이라는 중요한 날에 연설을 생략한 것은, 현재 주어진 상황이 매우 민감하고, 유동적이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북한은 체제 결속 등을 목적으로 하는 대내 메시지와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대외 메시지를 엄격히 구분하는데, 현재는 대내용 메시지와 대외용 메시지가 자칫 충돌하기 쉬운 때입니다. 때문에 김정은은 조심스러운 메시지를, 그것도 김영남을 통해서 내보내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김정은이 리잔수 중국 상무위원장과 손을 잡고 팔을 치켜 올리는 장면도 의미하는 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중국과의 관계 과시를 통해서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개입하면서 미북 대화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마냥 미국만 바라 볼 수는 없고,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서 자력 갱생할 수 있다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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