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자뉴스9

[CSI] 교통사고 환자들 한방병원 몰린다는데…왜?

등록 2018.09.10 21:40

수정 2018.09.10 21:51

[앵커]
최근 교통사고를 당한 뒤, 한방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한방 병원에 가면 더 많은 치료를 받을 수 있고, 또,, 가해자와 합의도 잘 되기 때문이라는데요, 한방 병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김하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교통사고 환자가 많이 찾는다는 수도권 한방병원들.

한방병원 환자
(여기 교통사고 환자들 많이 와 있나요?) "많이 와요. 교통사고 환자들 많이 와요."

그런데 환자 이름만 붙여놓고 침대는 텅텅 빈 병실이 곳곳에 있고. 환자인지 아닌지 구별하기 힘든 입원자도 보입니다. 속칭 '나이롱 환자'가 의심되는 상황...

교통사고 입원 환자
"(교통사고인데 뭐) 술 먹고 돌아다니고 그래요."

병원 측은 환자복을 입고 외출하지 말라는 경고문까지 내걸렸습니다. 교통사고로 인한 직접 외상 치료 외에 후유증 등 장기 관리까지 해줘 찾는 환자가 많다는데...

한방병원 관계자
"교통사고일 때는 침 치료하시고요.(네) 물리치료 하시고.(네) 약 드리고요."

한방병원 관계자
"처음에 10일 치는 어혈 풀어주는 약으로 나가고요. 남은 10일 치는 환자분 몸에 맞춰서 나가는데, 자동차 사고로 해서 나가는 약이라고..."

그런데 순수 치료 외에 다른 목적 때문에 오는 교통사고 환자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한방병원 치료 사례자
"교통사고 나서 오면 한 3일 정도 입원하고, 입원해서 병원 보약 먹고 관리 받으면 합의를 빨리 본다..."

일부 한방병원에서는 경미한 교통사고에도 원기회복을 해야 한다며 장기 치료를 권하거나 건강보험에서 지원이 안 되는 약침, 추나 치료, 뜸, 보약 등 고가의 비급여 항목 치료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보험사 관계자
"경미한 사고에도 1년 6개월~2년...이렇게 통원치료 하는 분들도...하루에 통원치료비가 보통 양방병원은 한 1만5천 원, 한방병원은 한 6만~7만 원 돼 버린다고..."

이 때문에 일반 정형외과 보다 치료비가 더 많이 나오고 그만큼 가해자 측 부담이 커지다 보니 합의에도 유리해진다는 겁니다.

한방병원 사무장
"(비싼) 치료비로 차라리 누수될 것, 합의금 좀 더 주자’이런 개념은 좀 있어요. 한방병원이 합의 보는 데는 유리하죠."

교통사고 환자 가운데 한방병원을 찾는 수는 매년 약 10만명씩 증가하는 추세이고, 이에 따라 교통사고 한방 총진료비도 매년 1천억원 가량 가파르게 늘고 있습니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
"교통사고 환자들의 자동차보험 양방 진료비는 매년 1% 남짓 매년 증가하고 있는 데 비해서 한방 진료비는 매년 20% 넘게 증가하고...환자가 늘면서 교통사고 치료에 특화된 것처럼 광고하는 한방병원까지 생겨나고..."

보험사기 악용 우려까지 제기됩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
"보험사기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병원 브로커라든지 주변의 권유에 절대 현혹되지 않도록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일부 한방병원 과잉 진료는 보험수가 상승 등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해 보입니다.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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