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자뉴스9

[CSI] 낱개로 살 때보다 더 비싸…추석 선물 '꼼수' 마케팅 여전

등록 2018.09.17 21:45

수정 2018.09.17 22:00

[앵커]
추석을 앞두고 선물세트 많이들 구입하시는데요. 과대 포장과 꼼수 가격이 아직도 유통업계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포장만 새로 해 비싸게 받거나 슬쩍 가격을 올리고 할인해 주는 것처럼 눈속임을 하기도 합니다.

김하림 기자의 소비자탐사대입니다.

 

[리포트]
추석을 맞은 유통업체. 다채로운 선물세트 매대가 북적입니다.

백화점 직원
"정말 실속있는 가격!"

대형마트 직원
"할인이 많이 들어간 구성이니까 좋잖아요."

할인도 해주고 상품도 다양하게 넣었다는데, 소비자들은 왠지 꺼림칙합니다.

황의교 / 서울 대흥동
"과장하려고 하기 때문에 추석때 같은 때는 더 그런 게 많은 것 같더라고."

백화점과 대형 마트를 돌며 가격을 확인해봤습니다. 선물용 참기름 세트. [CG] 낱개로 사면 두 병이 5만원인데, 두 병 들이 추석 선물세트는 6만2천원입니다.

백화점 직원
(이 제품이 이거랑 똑같은 거예요?) "네 똑같은 겁니다."
(근데 이게 너무 비싼 것 같은데 가격 맞아요?) "이거 박스가 있어서요."

상자와 포장 값으로 1만원을 더 받습니다. 세제세트는 물론, 젖갈류까지... 같은 상품을 낱개로 살 때보다 비싼 선물 세트가 곳곳에 보입니다.

백화점 직원
(낱개로 할 때보다 이게 더 비싼 것 같은데요?) "왜냐면 좀 비싼게 포장값이 들어가요."

과연 포장 가격은 합리적인 걸까?

선물세트를 구입한 대형마트에서 제품을 낱개로 동일한 구성으로 가격 비교를 해봤습니다. 낱개로 살 때가 선물세트로 살 때보다 2만원이나 더 저렴했습니다. 포장재 가격이 전체 가격의 30%나 차지하는 셈입니다.

유상희 / 서울 상암동
"(단품은 5만원, 세트는 7만원대에요. 합리적이라고 보세요?) 합리적이지 않은 것 같아요. 좀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드네요. 종이잖아요 플라스틱이고"

한 병에 1만원이 조금 넘는 술은 두 병을 잔과 함께 포장해 3만원이 넘게 받고,

"낱개로 하면 만 1780원인데, 세트로 3만 천원, 잔 네 개랑 포장값이 7천원 정도 되네요."

두 개에 3만5천원인 쌀은 미니 솥과 함께 세트로 구성돼 가격이 12만원으로 훌쩍 뛰었습니다.

백화점 직원
(이거는 3만 5천원이고 이거는 12만원.) "그렇죠. 이거 때문에 그런 거예요."

또다른 꼼수는 할인가격. 대형마트들은 제휴 카드로 결제하면 30~40% 할인해준다고 광고합니다.

대형마트 직원
"카드로 구매하시면 30%가 할인이 더 들어가요."

그런데 세트 구성품 개별 가격을 각각 더해보니, 카드 결제시 할인해 준다는 가격과 비슷합니다. 결국 세트 가격을 미리 올리고 할인해 주는 척 생색만 내는 셈.

박은숙 / 서울 수색동
"높게 책정돼가지고 판매를 하는거면 소비자를 속이는거죠. 그건 나쁜거죠."

과대포장, 꼼수 포장도 여전합니다. 얼핏 보기엔 모두 같은 크기 햄 같지만, 꺼내 보면 용량이 차이가 납니다.

대형마트 직원
(크기가 달라요?) "약간 작아요. 120g 200g."
(이런 건 본적이 없는데) "세트에만 나와요. 풍성해보이고..."

햄 선물세트는 고정틀을 빼고 다시 넣었더니 거의 절반이 비고, 키위 등 과일세트는 물론 화장품 세트도 견본과 포장 틀을 빼니 빈 공간이 큽니다. 소담하게 쌓여 보였던 건과류 세트는 포장 용기 깊이가 채 1cm도 안 됩니다.

현행법상 선물세트 포장재는 전체 부피의 25%를 넘을 수 없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포장재 무게까지 포함해 중량을 부풀려 광고하는 상품도 있습니다.

업계는 포장재를 줄이는 등 자정 노력을 해왔다지만, 명절 선물 과대 포장 적발 건수는 지난 3년 동안 매년 100건 넘게 꾸준히 발생합니다.

정지연 /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유통업체 일부만을 단속한다고 해서 이런 부분들이 개선이 될 것인가 실효성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근절되지 않는 일부 유통업체 꼼수가 명절 소비자 눈쌀을 찌푸리게 합니다.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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