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애물단지된 가상화폐 채굴장…"전기료도 못 건져요"

등록 2018.09.24 21:21

수정 2018.09.24 21:30

[앵커]
1년 전 이 맘때쯤, 가상화폐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가 들썩이기 시작했습니다. 투자 광풍이 불면서, 시세 급등락을 쫓는 투자자들이 늘었고, 정부는 긴급 대책을 며칠만에 내놓을만큼 우리 사회는 큰 후유증을 겪었습니다. 그럼 1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요?

먼저 홍영재 기자가 가상화폐 채굴장부터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대형 환풍설비까지 달린 6개동짜리 공장건물. 안을 들여다보니, 마치 도서관 서고처럼 선반마다 가상화폐 채굴에 쓰이는 그래픽카드가 빼곡히 꽂혀 있습니다. 한창때 1200여대까지 돌아가던 채굴기는, 현재 200여대가 전원이 꺼진 상태입니다.

채굴업체 관계자
"(가상화폐)시세가 떨어지니까 전기비내고 임대료 내고하면 마이너스니까."

기계 한 대당 매달 채굴하는 가상화폐는 이더리움 기준으로 0.6개. 가격이 한 달새 30만원에서 15만원으로 반토막 나면서, 기계를 돌릴수록 손해를 봅니다.

업체뿐 아니라 채굴장 투자자들도 울상입니다. 가상화폐 시세 폭락에 투자자들은 한달 약 10%의 손해를 감수하고 채굴기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 대표격인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해 말 26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70% 폭락했습니다.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관련 법규가 없어 시장이 불안해진다고 주장합니다.

채굴 투자자
"규정된게 없기 때문에, 정당하게 세금내고 합법적인 사업을 하면 충분히 그럴 용의가 있는데…"

가상화폐 관련 법안은 5개나 국회 제출됐지만 모두 계류중입니다.

박용진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정부가) 대단히 소극적으로 입법과정에 임하고 있거든요. 정부의 이런태도가 투자자들의 피해를 더 방치하는 상황으로…"

가상화폐 열풍 1년. 여전히 합법도 불법도 아닌, 무법 지대에 놓여있습니다.

TV조선 홍영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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