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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판' 된 경주 문무대왕릉…처벌 근거 없어 '골머리'

등록 2018.10.01 21:24

수정 2018.10.01 21:27

[앵커]
삼국통일을 이룬 문무대왕의 수중릉에서 밤이면 굿판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이 명당이라고 소문이 나면서, 무속인들이 몰려드는건데, 문화재보호구역임에도, 굿판을 막을 방법이 마땅치가 않습니다.

정민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북 경주시 해변입니다. 삼국을 통일한 문무대왕의 수중릉인 대왕암이 보입니다. 문화재보호구역이지만 낮부터 굿을 하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이의섭 / 서울 매원초등학교 교사
"굿판을 보러온 게 아니라 문무대왕릉을 보러 왔기 때문에, 설명을 듣고 이해하는데 있어서는 다소 조금 힘든 점이..."

어두워지면 해변 전체가 굿판이 됩니다. 백사장은 아침마다 굿판의 후유증을 앓습니다. 백사장 한쪽에는 굿에 사용한 뒤 버린 돼지머리와 술병이 쌓여있습니다.

무속인이 몰려든 것은 10년 전부터입니다. 이곳에서 굿을 하면 효험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입니다.

무속인
"몸이 안 좋다거나, 직장이든 학업이든 좀 그럴 때 여기 와서 불을 켜고 기도하면 돼요."

무속인이 늘면서 관광객은 줄었고, 상가 18곳 가운데 10곳이 굿당으로 변했습니다.

횟집 주인
"손님들이 이렇게 시끄러워서 우리는 회 못 먹는다고 하면서...이런 장사라도 해야지 먹고 살지 어떻게 해.'

현행법은 소음이나 악취 유발 행위를 금지하지만 종교행위 제한 조항은 없습니다. 이렇다보니 단속을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경주시 관계자
"단속을 아무리 강력하게 해도 효과를 많이 못 봤어요 사실은. 일시적으로 해서는 효과가 없는 것 같아요."

호국정신이 깃든 문무대왕릉이 굿판으로 변질되고 있지만 정부와 자치단체는 대책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TV조선 정민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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