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백령도의 일곱 용사

등록 2018.10.02 21:45

수정 2018.10.02 21:50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병장 이병헌이 수색작전 중에 지뢰를 밟아 오도가도 못합니다. 발을 떼는 순간 지뢰가 터지기 때문입니다. 그를 북한군 중사 송강호가 구해주면서 판문점 남북 병사들 사이에 우정이 싹튼다는 얘깁니다.

하지만 현실의 지뢰는 밟는 순간 터집니다. 여러 영화가 긴장을 높이려고 발을 떼야 터지는 것으로 묘사하면서 지뢰에 대한 상식의 오류가 생긴 겁니다. 지뢰 제거는 그래서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합니다.

어느 부대장이 지뢰 제거 작전에 병사들을 투입하기 앞서 부모가 동의하는지 물었다가 논란이 된 적도 있습니다. 동의하지 않은 병사는 제외하면서, 전쟁도 부모에게 묻고 할 거냐는 비판이 나왔었지요.

그런데 제대도 미룬 채 지뢰밭을 누비는 해병대 병사들이 있습니다. 백령도를 비롯한 서북 5도에서 활약해온 지뢰 제거 요원 일곱명입니다. 모두 말년 병장이어서 이번 작전에서 빠질 수 있었지만 사양하고, 12월 말 작전 완수 때까지 전역을 두 달씩 연기했습니다.

이유는 이 한 마디였습니다.

"참 해병은 위험하고 고된 순간, 제일 먼저 나서고, 제일 늦게 나온다…"

살면서 전역 날짜만큼 손꼽아 기다리는 날도 드물 겁니다. 벌써 50년 전 얘깁니다만, 북한 특수부대가 청와대를 습격한 1·21사태가 터지자 전역이 길게는 여섯 달이나 늦춰졌습니다.

느닷없이 하사 계급장을 달았던 병장들은 지금 일흔살이 넘도록 심란했던 그때를 잊지 못합니다. 그러니 군대 다녀온 분들은 절실하게 알 겁니다. 제대를 미루면서까지 지뢰밭에 뛰어든다는 게 얼마나 용기 있는 결단인지를….

우리 사회엔 신세대의 국방 의지를 미더워하지 않는 시선이 없지 않습니다. 이래저래 군의 사기 역시 예전 같지 않다는 요즈음, 백령도의 일곱 해병은 군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되살리는, 작은 영웅들입니다.

10월 2일 앵커의 시선은 '백령도의 일곱 용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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