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공무원 천국의 미래

등록 2018.10.10 21:44

수정 2018.10.10 21:47

아르헨티나 노동부 청사를 인간 띠로 에워싼 사람들, 다름아닌 노동부 공무원들입니다. 보건부 청사를 포위한 시위대는 국공립 보건의료 직원들입니다. 지난 1년 아르헨티나에서 일어난 시위 중에 공무원과 공공 근로자 데모가 절반을 넘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12년 만에 다시 IMF 구제금융을 신청했지요. 국가 부도를 막으려고 정부 부처를 절반으로 줄이려 하자 공무원들이 머리띠 두르고 거리로 나온 겁니다. 이전 좌파 포퓰리즘 정권이 일자리 만든다며 공무원을 두 배 가까이 늘린 결과입니다.

그리스도 실업률 낮추려고 공무원을 마구 늘렸다가 혹독한 대가를 치렀습니다. 이 두 나라의 예에서 보듯 공무원을 일자리 창출의 주요 수단으로 삼는 건 매우 위험합니다.

우리의 경우를 보지요. 국회 예산 정책처는 정부 계획대로 공무원 17만4천명을 늘릴 경우, 이 사람들에게 줘야 할 연금으로만 세금 92조원이 더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미래세대 한 명당 440만원씩 더 부담해야 한다는 계산입니다.

'공무원이 늘어나는 것은, 업무가 많고 적음과 상관이 없다. 세금이 걷힐 수 있는 한, 계속해서 늘어난다' 60년 전에 나온 파킨슨 법칙을 깨뜨리기란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는 것만큼이나 어렵습니다. 한번 늘어난 공무원과 복지를 되돌리기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은 여러 포퓰리즘 정부들이 입증했습니다.

베이징 대학가 중관촌 거리는 청년 창업의 천국입니다. 줄지어 늘어선 창업 카페에서 하루 쉰 개꼴로 벤처기업이 탄생합니다. 서울 노량진은 공무원 시험의 메카입니다. 청년 수만명이 공무원 되겠다고 날밤을 새웁니다. 중국 청년들은 백만장자 될 꿈을 꾸고, 노량진 청년들은 안정된 일자리에 청춘을 걸고 있는 겁니다. 

파킨슨 법칙과 이름이 같은 파킨슨병은 치매처럼 무서운 노인성 질환입니다. 파킨슨 법칙처럼 무작정 공무원을 늘려나간다면 우리 미래에 어떤 재앙이 닥칠지 알 수 없습니다.

10월 10일 앵커의 시선은 '공무원 천국의 미래'이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