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아프리카뉴스9

[포커스] "사우디 왕실이 언론인 암살 지시"

등록 2018.10.11 21:27

수정 2018.10.11 21:41

[앵커]
얼마전, 한 언론인이 터키에 있는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간 뒤 실종된 일이 있었습니다. 터키 정부는, 사우디 왕실의 지시로 살해됐다고 결론내렸습니다. 이 언론인은 사우디 왕실을 비판해왔는데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오늘의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자말 카쇼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부패는 비밀이 아닙니다. 매일 느끼고 매일 보고 있습니다."

사우디 왕실을 비판하는 기사를 썼다 신변 위협을 받고 미국으로 도피했던 언론인, 자말 카쇼기입니다. 그가 지난 2일, 터키에 있는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나오는 장면이 없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날 새벽, 터키 공항에 착륙하는 전세기. 사우디 왕실이 자주 이용하는 비행기 모델입니다. 비행기에서 내린 이들은 호텔로 향했고, 그날 오전 다시 호텔을 나섰습니다. 오후 1시 14분, 영사관에 카쇼기가 들어가고..1시간 54분 뒤.. 검은색 벤츠 차량과 승합차가 영사관을 빠져나갑니다. 혼인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기 위해 함께 영사관을 찾았던 약혼자는 밖에서 영문도 모른 채 기다리고 있습니다.

터키 정부는 사우디 왕실이 카쇼기 살해를 지시했고, 시신은 승합차에 실려 옮겨진 것으로 결론내렸습니다. 영사 관저에 시신이 매장돼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투란 키스라크지 / '카쇼기' 친구
"암살팀 15명이 카쇼기를 기절시키고 살해했습니다. 시신을 토막 내 밖으로 가져갔습니다."

터키 신문이 암살 요원이라며 공개한 15명의 사진엔 실크CG 부검 전문가와 공군 장교로 추정되는 인물도 포함돼 있습니다. 사우디는 카쇼기 암살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우디 왕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온 미국까지 나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등 파문은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매우 안좋은 상황입니다. 기자에게나 혹은 누구에게나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그렇게 둘 수 없습니다."

언론인보호위원회 CPJ에 따르면 올해만 언론인 43명이 취재 과정에서 순직했습니다. 이 가운데 27명이 암살당했는데.. 취재 도중 사고로 숨진 기자보다 많은 수치입니다. 지난 6일엔 정부의 비리를 보도했던 불가리아 여기자가 잔혹하게 살해됐고.. 올해 2월엔 마피아와 정권의 유착관계를 쫓던 슬로바키아 기자가 총격을 당해 숨지기도 했습니다.

UN사무총장 대변인
"우리는 언론인에 대한 최근 보도와 폭력 사건에 대해 매우 염려하고 있습니다."

언론의 자유가 위협받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카쇼기는 이렇게 증언합니다.

카쇼기
"한 명이 체포되면 다른 사람은 말하기를 두려워 합니다. 잡혀가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사우디에서는 건설적인 비판이나 건설적인 토론과 논쟁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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