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대형빌딩 화재 때 연기 빼는 '제연설비' 엉터리…질식사에 '무방비'

등록 2018.10.12 21:17

수정 2018.10.12 21:20

[앵커]
저유소 화재 당시, 유독 가스가 서울까지 퍼지기도 했었지요. 불이 났을 때, 가장 위험한 것이 바로 이 연기입니다. 특히 건물 안에서의 화재 연기는 질식사로 이어져 치명적인데, 대형건물들을 둘러보니, 유독 가스를 막아주는 제연 설비가 제 역할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국회마저 그랬습니다.

백연상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여의도의 초고층 건물. 지하 2층 피난 공간에 설치된 '제연 설비'를 작동해봤습니다. 내부 기압이 40pa 이상으로 올라, 외부공기 유입을 차단합니다.

하지만 같은 건물 14층에선 바람이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피난 공간 기압도 20pa을 밑돕니다. 또 다른 대형 빌딩. 이번엔 제연 설비에서 나오는 바람이 너무 세, 비상구 문이 닫히지 않습니다. 이 경우 문틈으로 불길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대부분 건물의 제연 설비가 지하에서 위로 바람을 밀어올리는 구조입니다. 아래층은 바람이 세지만, 위로 갈수록 약해져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겁니다.

김일영 / 한세대 산업안전학과 객원교수
"최악의 조건까지도 가정하고 설계를 해야하는데 최선의 조건으로만 설계를 하고 있는 것이 문제가 있고"

소방과 안전 관련 법 규정을 만드는 국회 건물은 어떨지, 직접 점검해보겠습니다. 아예 작동을 안합니다. 낮에는 설비를 꺼놓기까지 해 불이 나면 무용지물입니다.

의원회관 관리인
"바람이 나오니까 자꾸만 민원이 들어오드라고 우리한테 그래서 일과 시간에는 회의 있을 때는 잡아놓고(꺼놓고)"

이진복 / 자유한국당 의원
"대형 건물들에 대해서 전수조사를 통해서 소방방재청은 여기에 대한 대안을 분명히 만들어야 되고"

지겹도록 들어온 안전불감증, 제연 설비에 대한 총체적 점검이 시급해 보입니다.

TV조선 백연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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