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뉴스7

'구하라 사건 희화화' 고교 시험 지문…또 불거진 문제 출제 논란

등록 2018.10.13 19:23

수정 2018.10.13 19:37

[앵커]
한 고등학교 교사가 가수 구하라 씨와 전 남자친구의 폭행 사건을 '팝콘을 먹으며 볼만큼 재밌다'는 내용의 영어 시험 지문을 출제해 논란입니다.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을 희화화했다는 건데, 교육현장에서 이런 시험문제들이 반복적으로 출제되고 있어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신준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1일 인천의 한 사립여자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받아든 영어 시험 지문입니다. 가수 구하라와 강지영, 구씨의 전 남자친구 사진과 함께 이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가상의 지문입니다.

강 씨는 '팝콘각'이라는 신조어를 설명하고 구하라 씨 폭행 사건을 '아주 재밌는 얘기'라고 희화화합니다.

A 여고 학생
"윗선에서도 그걸 보고 검수같은 걸 하시잖아요? 왜 수정해라 안 하시는 건지..."

이 지문이 SNS에 공개되자 네티즌들의 비난이 쇄도했습니다. 학교는 '문제 형식과 출제에 있어서 시의적절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며 공식 사과했습니다.

교육청은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 자율권' 때문에 규제할 수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천광역시 교육청 관계자
"사립학교잖아요? 사립학교 같은 경우는 저희 교육청에서 할 수 있는 권한에 한계가 있어요."

2011년 12월 한 중학교 역사 교사가 한 정치 평론가의 발언을 인용해 시험 문제를 낸 뒤 조롱의 의도가 담겨있음을 스스로 SNS에 밝혀 논란이 됐었습니다.

지난 7월엔 "그날 세월호를 탔었다면 나도 죽었을 것이다"라는 문장을 사용한 고교 국어 문제가 출제돼 비난을 받았습니다.

정제영 /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
"교사 스스로 전문성을 갖고 책임있는 문항을 개발해서 교내 시험으로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행정적 위계에 있는 분들이 검수 절차에서 문제가 없도록 좀더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수준 낮은 교육의 질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tv조선 신준명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