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뉴스9

김명성 기자 "취재 배제, 탈북민과 동포들에 대한 모독"

등록 2018.10.15 21:13

수정 2018.10.15 21:48

Q. 오늘 판문점 취재가 예정돼 있었다가 갑자기 배제된 조선일보 김명성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갑자기 통보받은 건가요? 어제까지도 아무런 언질이 없었나요?

A. 제가 판문점 취재를 갈 수 없다는 공식 통보는 오늘 오전 6시 15분에 받았습니다. 그리고 7시 15분 경 조명균 장관님을 만나 설명을 들었습니다. 어제 오후 1시 44분 경 통일부 대변인실 사무관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판문점 공간이 협소해 북측이 저를 알아볼 우려가 있으나 내일 회담장에서 제 주변에 계시면 될겁니다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올라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Q. 회사에는 어제 오후에 이미 통보했다고 여권에서 얘기가 나오던데, 그건 사실이 아닌가요?

A. 14일 밤 10시 50분 경 통일부에 출입하는 회사 선배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통일부에서 기자단 간사를 통해 우려사항을 전달하면서 조선일보 취재기자를 바꿀 수 있냐는 의향을 물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회사 선배는 회담이 열리는 지역이 북측 지역이 아닌 우리측 지역이고, 제가 2월에 이미 북한 고위급대표단 방한 때 풀기자로 활동한 선례가 있기에 별 문제 없을 것이라며 기자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간사에게 전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대로 올라가는 것으로 정리됐습니다.

Q. 판문점 취재를 개별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통일부 기자들을 대표해서 이른바 '풀' 취재를 하도록 돼 있었잖습니까? 풀 취재를 가기로 결정됐을 때는 아무 말이 없었던 거죠?

A. 네. 그렇습니다. 처음 제가 풀취재를 가기로 결정됐을 때 아무 얘기도 없었습니다.

Q. 탈북자니깐 북한 사람들이 알아보면 어떡하느냐 ... 통일부는 이런 논리던데, 동의하시나요?

A. 네. 통일부는 제가 활동을 많이 해서 북측에서 알아볼 수 있기에 회담에 영향을 줄가 우려된다며 취재 배제 이유를 댔습니다. 저는 탈북민이기 전에 대한민국 국민이며 조선일보 기자입니다. 또 통일부 기자단에 등록돼 5년 간 활동한 기자입니다. 그런데 북측의 요청이 없었음에도 언론사 기자를 북한 출신이라는 이유로 취재에서 배제하는 것은 언론자유와 국민의 기본 권리에 대한 침해라고 생각 합니다. 나아가 한국에 정착한 3만 2000여명 탈북민과 북한에 있는 2500만 동포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문제 삼는다고 해도 통일부는 ‘우리 국민’이니 내정 간섭을 하지 말라고 얘기해야 한다고 봅니다.

Q. 김 기자께서는 김여정이 방문했을 때 근접취재를 한 적도 있죠? 북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취재가 처음은 아니었는데?

A. 네. 그렇습니다. 지난 2월 10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등 북한 최고위급 대표단의 만찬 행사 때 풀기자로 참석했습니다. 당시 판문점 회담장보다 더 협소한 공간에서 취재를 했고, 문제없이 성과적으로 진행됐습니다. 

Q. 요사이 탈북자들의 활동이 많이 위축됐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A. 네. 탈북단체들이 북한인권문제를 금기시 하는 분위기와 예산 문제 등으로 활동이 많이 위축돼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고마운 것은 평소에는 바빠서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던 통일부 기자실의 선후배 동료들이 힘내라며 많은 격려를 해주신 겁니다.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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