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9

[포커스] 중동 정치에 파묻히는 '카슈끄지 죽음'의 진실

등록 2018.10.19 21:45

[앵커]
사우디 왕실을 비판해온 언론인이 실종 혹은 암살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죽음을 인정했습니다. 또 그가 살해 당했다는 정황이 담긴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터키와 미국, 그리고 사우디는 이번 사건을 각자, 자국 이익에 활용하려는 인상을 풍기고 있습니다.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터키인 약혼녀와의 결혼 서류를 만들기 위해 사우디 영사관을 찾은 남자.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 성향을 가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카슈끄지는 실종 당일 제트기를 타고 터키에 도착한 사우디 요원 15명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카슈크지 친구
"암살팀 15명이 카쇼기를 기절시키고 살해했습니다. 시신을 토막 내 밖으로 가져갔습니다."

뉴욕타임스 등은 이들이 카슈끄지를 구타와 함께 잔인하게 고문하고, 7분 만에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내용이 담긴 오디오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살해 배후엔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목됩니다. 살만 왕세자의 개인 경호원이 실종 장소인 사우디 영사관 밖에서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올해 59살, 한 때 사우디 왕실의 ‘비공식 대변인’으로까지 불리던 카슈끄지였지만, 2015년 살만 왕세자 집권 초반, 왕세자의 반대파 숙청 등을 폭정이라 비난하며 사우디 왕실의 분노를 샀습니다.

그런데, 카슈끄지의 죽음으로 곤혹스런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어느 나라 보다 언론의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 사회는 트럼프 대통령에 카슈끄지 죽음의 진실을 밝히라 요구합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왕실과 맺은 1100억 달러 짜리 무기 거래가 더 중요한 듯 보입니다.

트럼프
"방금 살만 왕세자와 통화했는데 그는 무슨 일인지 모른다고 부인했습니다."

카슈끄지의 죽음도 사건 뒤 보름이 지난 18일에야 마지못해 인정했습니다.

트럼프
"사망한 것 같습니다.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터키도 카슈끄지 죽음을 밝힐 오디오의 공개는 미룬 채,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이용할 생각을 하고 있고, 사우디 왕실은 모르쇠로만 일관합니다.

33년 전세계를 누비며 진실을 쫓고, 90년대 중반엔 테러 중단을 설득하려 빈라덴을 만나기도 했던 카슈끄지,

카슈끄지 CNN 인터뷰
"(빈라덴의 성격은 어땠나요?) 매우 겸손했습니다. 주목 받거나 사진 찍히는걸 안 좋아했고..."

그가 활동했던 워싱턴포스트에 남긴 마지막 칼럼 제목은 '아랍에서 가장 필요한 건 표현의 자유', 그는 영원히 표현의 자유를 잃겠지만 누군가 자신을 대신할 것이란 예감을 했던 것은 아닐까요?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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