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자뉴스9

[CSI] 내가 주차했는데 "발레비 내라"…'억지' 주차대행

등록 2018.10.22 21:39

수정 2018.10.22 22:24

[앵커]
요즘 웬만한 식당 같은 데를 가면 주차 공간이 충분하고 내가 원하지 않는데도 '발레 주차', 즉 주차대행을 하게 하는 곳이 많지요. 물론 공짜는 아닙니다. 그런데 억지로 주차 대행을 시키고 가져간 차를 주차장도 아닌 길거리 아무곳에나 방치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서 이런 주차대행을 왜 해야 하는가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소비자탐사대의 김하림 기자가 그 현장을 고발하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빵집 주차장 빈자리에 직접 차를 세워도 주차대행료, 즉 발레비를 요구합니다.

주차대행 직원
(직원이 안대고 고객이 대도 발레비 나오는 거예요?) "그렇죠. 주차장비가 있으니까 저희도 다 임대해서 하는거라."

주차할 때 대행 직원은 나타나지도 않았지만 발레비를 내라고 합니다.

주차대행 직원
"주차비예요. 발레는 해드리는 거예요. 강남은 다 그래요."

원하든 아니든 발레비를 내야한다는 건데... 주차는 제대로 하는 걸까? 구청 주차 단속 요원이 오자, 대행직원이 황급하게 고객 차를 옮깁니다. 주차비라고 돈은 받아놓고 고객 차를 주차금지 구역에 세운 겁니다.

임미숙 / 서울 청담동
"제 차가 엉뚱한 데 대 있어서 주차위반 고지서가 왔었거든요. 황당했죠."

주차공간이 부족한 업소가 주차대행 업체와 계약을 맺고 고객 주차를 맡기는 건데,

카페 직원
(어디서 관리하세요?) "발레 업체가 해요. 저희 독립은 없다고 보시면 돼요."

곳곳에서 불법적인 영업이 이뤄집니다. 

주차대행업체들은 충분한 주차공간을 확보 하고 영업을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보시다시피 인도 위에 차를 대서 보행자들 길을 막거나 큰 길가 한차선을 다 차지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불법주차는 부지기수이고, 주민들은 차 사이로 아슬아슬 걸어다닙니다. 대행주차한 차량 때문에 위험한 상황도 곳곳에서 연출됩니다.

제작진
"버스정거장인데도 주차가 되어있는 거죠?"

버스를 잡으려는 시민은 차도까지 내려와야 합니다.

주차대행 직원
(도로에 대면 안 되지 않아요?) "주차타워에 못 들어가면 도로에 깔아놔야 되는데 어쩔수 없어요."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지만...

주민
"왜 이렇게 복잡해"

김혜지 / 서울 회기동
"골목 쪽에서 튀어 나오면 제가 못 보니까, 당황스럽죠."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 단속 카메라를 피하려고 번호판을 가리는 등 꼼수를 동원하는 것은 물론, 관할 구청 단속 일정까지 꿰고 있습니다.

주차대행 직원
"단속 많죠. 많은데 우리는 언제 어느 시간에 단속 하고 어떻게 하면 되고 안 되는지 다 알죠."

더욱이 잘못 주차대행을 맡겼다 차량 파손 등 분쟁까지 벌어지지만 보상 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한문철 / 변호사
"CCTV도 안 찍혔다, 블랙박스도 사고난 게 안 찍혔다 그러면 방법이 없어요. (주차대행) 피해자가 증명해야 돼요."

주차대행으로 인한 주민들 불편 호소에도 불법주차 과태료 외엔 다른 조치는 하기도 힘든 게 현실입니다. 강남구는 정부에 발레파킹 업체 등록과 처벌 관련 법 제정을 요청했지만 국토부는 "일부 지자체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며 거부했습니다.

국토부 관계자
"주차 공간 확보라든지 불법주차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소를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나…."

업주는 편하지만 고객은 원하지도 않는 억지 주차대행 언제쯤 개선될 수 있을까요?

금상미 / 경기 고양
"마음에 안 들긴 하지만 딱히 뭐 ‘싫어요’이렇게도 말을 못 하겠고…."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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