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9

[포커스] 환영받지 못한 탈출…7000명 이민자 행렬

등록 2018.10.24 21:38

수정 2018.10.24 21:45

[앵커]
가난과 굶주림을 피해 미국으로 향하는 중미의 이민자 행렬이 7000명을 넘어섰고...사망자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다음달쯤이면 미국 국경에 도착할 것 같은데 미국은 즉시 추방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우리도 직면해있는 이민자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할 지...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길 위에 넘실거리는 파도같은 사람들. 제대로 챙겨입히지도 못한 아이의 손을 잡고 걷는 길 끝에는 아메리칸 드림이 있습니다. [실크] '진짜 집'을 찾아 집을 떠난 이민자들, 캐러밴입니다.

처음 길을 나설 때 100명 남짓이었던 이들은 열흘만에 7000명이 됐습니다.

고향 온두라스를 떠나 쉼없이 걸었지만 이제 멕시코. 미국 텍사스 국경에 다다르려면 1800킬로미터를 더 걸어야 합니다. 501시간 여정, 하루에 부지런히 12시간을 걸어도 42일이 걸립니다. 끼니는 구호단체가 주면 때우고, 운이 좋으면 차를 잠시 얻어탑니다. 함께 걷던 누구는 지쳐 돌아갔고 또 누구는 숨을 거뒀습니다.

"포기하고 집에 가버렸어요"

그런데도 걷는 이유.

"아들의 삶을 위해서요"

"딸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가야 해요"

온두라스는 실업률이 30% 가까이 치솟고, 갱단이 나라를 흔듭니다. 누군가가 아무 이유도 없이 어느날 살해될 수 있는 곳입니다. [CG] 월스트리트저널 "고향에서 죽는 것보다 미국 감옥에 가는 길"을 택한 셈입니다.

아드리안 에드워즈 유엔난민기구 대변인
"추방되더라도 난민 지위 신청할 권리는 보호돼야 합니다."

다음달 초면 미국 국경에 도착할 이민자들을 두고, 미국 여론도 분열됐습니다.

영화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나서 "자선을 원하는 게 아닌 스스로 일어날 기회가 필요한 것"이라며 이민자를 옹호한 반면...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는 연일 각을 세우며 보수 지지층을 자극합니다.

트럼프
"그 사람들 중 상당수는 범죄자입니다. 병력 동원도 할 겁니다"

먼나라의 일 같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예멘 난민을 두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습니다.

최여리
"내부적으로든 합의를 해서 난민 인정 규칙을 수정을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

김진아
"이건 정말 인간이 사느냐 마느냐 생존의 문제기 때문에"

전세계 난민은 6850만 명, 2차 세계대전 당시 난민보다 많은 사람들이 길 위에 있습니다. 함께 살지 따로 살지 우리나라도 미국도 정치-경제적 셈이 복잡할 수밖에 없겠습니다만... 온두라스 청년을 차에 태워준 멕시코 운전사의 대답은 간단합니다.

멕시코 트럭 운전사
"내가 돕는 이유는 오늘은 그들을 위한 것이고 내일은 우리를 위한 것입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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