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포커스] 작은 징후에서 시작하는 '페미사이드'

등록 2018.10.31 21:24

수정 2018.10.31 21:31

[앵커]
부산에서 일가족이 살해당한 사건, 또 강서구 주차장 살인 사건, 최근 사회에 충격을 준 이 사건들은 사귀다 헤어진 여자친구나 아내를 대상으로 한 범죄였습니다.. 이런 걸 페미사이드.. 라고 합니다. 한때 사랑했던 상대에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페미사이드 미리 막을 방법은 없는 것인지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경찰
"OJ, 애들을 생각해"

O.J
"난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아"

도로를 질주하는 한 남자, 전 부인을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된 뒤 도주하는 미식축구선수 O.J 심슨입니다. 이 세기의 재판만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결과는... 무죄였죠. 

"1급 살인혐의에 대해 무죄"

우리도 언론을 통해 나흘에 한번 꼴로 접하고 있는데요.

뉴스
"피해자의 전남편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어젯밤 긴급체포했습니다."

뉴스
"용의자도 숨진채 발견됐는데 숨진 손녀의 전 애인이었습니다." 

여성이 남편이나 애인 등 지인에게 살해당하는 '페미사이드'입니다. 헤어지자는 말에 길거리에서 폭행하고, 차를 밀고 들어가고, 불을 지르기까지... '헤어지자'는 검색어만 쳐도 애인이나 배우자에게 당한 폭행 기사가 수백 페이지에 이릅니다.

이런 범죄자들에게 공통점이 있습니다. '징후'가 있었다는 것. GPS를 차에 달거나 집 앞을 배회하는 등 과도한 집착이 먼저였습니다.

춘천 혼수문제 살해 이웃
"좀 이상하다? 이런 느낌"

하지만 알고도 막기 어려운 이유는 뭘까.

손정혜 / 변호사
"피해자들이 보복을 두려워 하고 있는데, 피해자들의 사생활 문제라고 해서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거나"

실제로 가정폭력만 봐도, 신고 한 뒤 격리 조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가해자 구속도 백명에 하나 꼴입니다.

강서구 피해자 딸
"제가 경찰에 신고를 했고 가해자는 두 시간 만에 풀려놨어요. 다시 집에 돌아와 집기들을 던지며"

폭행 신고도 이러니, 집착같은 징후만으로 경찰에 도움을 청하긴 더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미국을 볼까요. "sns 비밀번호를 요구한다" "돈 쓰는 일을 간섭" "다른 사람들 앞에서 모욕을 주는 일" 이런 사소한 징후들이 보이면 신고하라는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입니다. 바로 상담하고, 경찰에 연결하도록 하는 겁니다.

1994년부터 방지와 보호까지 종합한 여성폭력방지법도 실행하고 있지만, 우리는 올 들어서야 비슷한 법이 발의만 됐습니다. 지난 한 해 뉴스로 알려진 국내 '페미사이드'만 85건, 그때 마다 화제만 됐을뿐 피해자가 얼마나 있고 어떻게 보호받고 있는지... 우리는 공식통계조차 없습니다.

강서구 피해자 딸 / 어제 국감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폭력은 더 이상 가정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번에는 바뀔 수 있을까요.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